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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부랴부랴 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야단법석이다.
장관급도 아니고 차관급도 아닌 1급 비서관이 이처럼 대한민국을 뒤흔든 일이 역대 다른 정권에서도 있었던가. 내 기억으로는 없다. 그래서 그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체 김현지가 뭐라고 정치권이 이처럼 난리인가.
그는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른바 ‘만사현통’이라 불리며, 장관 후보자 사퇴를 직접 통보하고 대통령이 장·차관 회의에서 실명을 언급할 정도의 정권 실세로 통하지만, 정작 대다수의 국민은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나이도, 학력도, 경력도, 고향도 알려진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혹시 남파 간첩 아니냐”라는 소리까지 나오겠는가.
진짜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실 국가의 중요 정보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통령실 1급 비서관이자 정권의 핵심 실세가 이토록 베일에 싸여 있어선 안 된다. 투명하게 그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물론 집권여당까지 나서서 그를 철저하게 엄호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그는 30년 넘게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던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국정감사 출석 전통을 끊어 버릴 정도의 막강한 힘을 가진 실세라는 게 이번에 드러났다.
실제로 총무비서관은 14대 국회 이후 단 한번도 증인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 총무비서관이 인사와 예산을 다 총괄하는 핵심 자리이기 때문에 항상 국정감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현지의 국감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그러자 야당에선 “김현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서는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라며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대법원장은 청문회에 세우겠다면서 김현지만은 끝까지 보호한다는 걸 국민이 납득을 하겠느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에서도 "상식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라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김 비서관이) 나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국민주권 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현지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그가 국감증인으로 참석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갑자기 그를 총무비서관에서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버렸다.
김지현은 하루아침에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제1부속실장을 맡게 된 것이다.
더구나 1부속실장은 국회 출석 전례가 없다. 따라서 그는 이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야당에서 이런 인사를 겨냥해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한마디로 '만사현통'이라는 김 비서관을 보호하기 위한 인사라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는 국감과 무관하다”라고 발뺌하고 있으나 그런 해명을 믿는 어리석은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도대체 김현지 실장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이런 기괴한 일이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것일까?
국민의힘은 “김현지라는 최고 존엄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연쇄 이동”이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도 “김현지 씨가 대통령 위의 최고 존엄, ‘V0’입니까. 아니면 국민 앞에 드러내지 못할 엄청난 사연이라도 있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정말 그가 이재명 정권에선 신성불가침 존재인 ‘최고존엄’일까?
필자 역시 그게 궁금하다. 아마 다수의 국민도 그런 의구심을 지니고 있을 게다.
그래서 묻는다. 베일에 싸인 김현지 당신은 대체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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