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기 레임덕’은 현실이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5-08-20 13: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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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최고의 흑기사가 존재한다. 바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누린 야당 복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유리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자충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느닷없이 뛰어든 유튜버 전한길 씨의 등장으로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그가 좌충우돌하는 탓에 김문수 장동혁 조경태 안철수 등 당 대표 후보들 이름은 몰라도 ‘전한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못 해도 지지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져서 조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란 소리가 나온다.


    물론 일개 유튜버에게 놀아나는 지금의 국민의힘을 바라보면 너무나 한심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곳곳에서 ‘조기 레임덕’ 징후는 감지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의 탄생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명심’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전대 최종 득표율은 ‘정청래 61.74% vs 박찬대 38.26%’로 그야말로 정청래 대표의 압승이었다. 이 같은 명심 후보 박찬대의 참패는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약해졌다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정청래 대표는 이미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


    그가 검찰개혁을 추석 전에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핵심 쟁점에 대한 더 많은 공론화·갑론을박 과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실상 속도 조절을 지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석 전 입법’이라는 기존의 방침에서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같은 정 대표의 마이웨이가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국면까지 이어진다면 당정 갈등도 불가피하다. 정 대표의 대야 강경 일변도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절실한 이재명 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권당 대표임에도 여전히 야당 대표처럼 제1야당 저격수 노릇을 자처하는 정 대표로 인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50% 초반대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18일 공개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함'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51.1%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대비 5.4%p 하락한 수치이자 이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반면 '잘못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4.5%로 전주 대비 6.3%p 올랐고, '잘 모름'은 4.5%로 집계됐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2%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물론 아직은 조기 레임덕이 시작되는 40%대로 추락하진 않았으나 이런 속도라면 국민의힘이 자충수를 두더라도 40%대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대북 관계도 이재명 대통령에겐 악재다.


    이 대통령을 향해 모욕적인 담화를 쏟아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일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굴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여정은 대통령을 사실상 '천치'에 빗대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이날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굴종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민이 보기에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지사다.


    제1야당의 흑기사 노릇에도 정청래와 김여정이 존재하는 한 이재명 대통령 조기 레임덕은 불가피하다. 더구나 국민의힘이 전대 이후 새로운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 체제에서 우스꽝스러운 유튜버 전한길 씨의 존재감은 빛의 속도로 사라질 것이고, 단단한 야당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사면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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