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문자 논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8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간 페이스북 설전을 이어갔다.

논란의 발단은 홍 시장이 전날 "지난 총선 때 한동훈이 당내 지도부는 제쳐두고 데리고 온 얼치기 좌파들과 진중권 교수의 조언만 들었다는 게 헛소문이 아니었나 보다"라며 당권주자로 한 전 위원장이 (총선)공천문제를 사적으로 논의했다고 주장한 원희룡 전 건설교통부 장관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시작됐다.

특히 홍 시장은 "진중권 교수가 한동훈 편을 들어 전당대회 개입까지 하는 걸 보니 그게 사실인가 보다. 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그런 얼치기들에게 총선 때부터 당이 휘둘리고 있다니 모두 정신 차려라"라며 김 여사 문자 논란에 참전한 진 교수를 직격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홍 시장을 향해 "지난 대선 때는 자기 (유튜브)방송에 출연해달라고 간청해서 돈도 안 받고 출연해줬는데 이제 와서 저렇게 배신을 때린다"며 "그때는 '얼치기 좌파'에게 휘둘리지 못해 안달하시더니 그새 사정이 달라지신 모양이다. 사람이 그러면 못 쓴다"고 일격을 가했다.

이어 "아무 관계도 없는 나를 자꾸 걸고 넘어지는 것은 한동훈을 좌파 프레임에 가둬놓기 위해서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나랑 사진 못 찍어 안달하던 분들이 3년이 지난 지금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민의힘이 극단적으로 우경화됐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모두 3년 전에는 저랑 엮이지 못해 안달이 났던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 전 위원장과 당권 경쟁 중인 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진 교수는 "듣자 하니 한동훈 사퇴 촉구 기자회견까지 하려고 했다는데, 그걸 보면 이번 소동이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민주화가 될 것 같은 상황에 처한 전두환 일당의 심경이랄까. 이번 사건은 결국 국민의힘에서 일어난 친위 쿠데타의 시도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전두환은 성공했지만, 이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예전의 지지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세론이 괜히 만들어졌겠냐"고 주장했다.

한편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장관 등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 당시 격전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었던 김 여사의 사과 의중을 묵살했다면서 '총선 패배 책임론'에 불을 붙였다.

이에 대해 한 전위원장측은 김 여사가 사실상 사과를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는 입장으로 반박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 본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실제 내용은 김 여사가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