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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막판에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와 김준혁 후보의 악재가 중도층의 표심을 흔드는 가운데 이재명 당 대표 악재까지 더해지는 양상이다.
양문석 후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로부터 장녀 명의로 사업자 대출 11억 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김준혁 후보는 과거 본인이 출연한 유튜브 채널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학생들을 미군에 성 상납하도록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최근 알려진 과거 발언들로 연일 비판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에 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감히 수치화해 본다면 2∼3%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행자가 '수도권의 10석까지 좌우할 것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그렇게 본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충남 천안 유세에서 "저희 분석에 따르면 접전 지역에서 골든크로스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접전지 중 많은 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상승 추이를 보인 반면 민주당 후보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라 실제로 그런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양문석 후보와 김준혁 후보가 수도권 지역 민주당 후보들에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이재명 악재까지 등장했다.
이재명 대표의 서민 코스프레 의혹이 제기된 '식사 인증샷' 논란에 이어 선거 유세 직후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혼잣말로 '일하는 척했네'라고 발언한 것이 본인 홍보 유튜브 '이재명TV'를 통해 알려진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가 전날 밤 11시경 인천 계양을 거리 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올라 차창 밖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과정에서 중얼거리듯 “일하는 척했네”, “아이고 허리야. 허리 너무 아파”라고 발언한 것이 유튜브를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이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논평을 통해 “애초에 진정성은 없었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며 “유권자를 모욕하고 기만한 극도의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경쟁자인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는 "원희룡은 '일하는 척' 하지 않습니다. 원희룡은 '진짜로', '정직하게' 일 합니다"라며 "도와주십시오. 열 배로 갚겠습니다"라고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계양 밤 마실 후 삼겹살. 눈이 사르르 감기는 맛'이라며 배우 이원종씨와 함께 식사하는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가 구설에 올랐다.
해당 식당이 한우전문점인 데다가 사진 속 고기가 삼겹살이 아닌 한우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며 “왜 삼겹살을 안 먹고 삼겹살 먹은 척하느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공보단장도 “이재명 대표가 유세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계양 밤마실 후 삼겹살’ 게시물에서 잘려나간 사진 속에 뻔히 보이는 소고기는 또 무엇이냐”라며 “거짓이 일상인지, 거짓말로 점철된 이재명 대표의 ‘서민 코스프레’에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혹시 법카(법인카드)로 먹은 거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라며 “이것이 민심”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이런 이재명 발(發) 리스크가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것을 구체적인 수치로 계량하기는 어렵지만, 김경률 비대위원의 말처럼 양문석-김준혁 리스크가 민주당 지지율을 2~3%가량 빠지게 해 10석 정도가 날아간다면 이재명 리스크도 그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히지 않겠는가.
선거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쪽이, 그리고 실수를 하지 않는 쪽이 승리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것 같다. 오만하게 ‘범야권 200석’ 운운할 때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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