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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6일 전국지표조사(NBS)와 한국갤럽, 리얼미터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나자 이재명 대표가 ‘원인분석’을 지시했다고 한다.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이렇게 나오는 정확한 이유를 분석해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뉴스에 “그건 너”라는 답글이 달렸고, 호응하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이게 민심이다. 여당 지지율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하향 곡선을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국민은 ‘이재명’을 지목하는 있는 셈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민심을 부정하고 있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원인을 분석하라는 이 대표의 지시에 차마 “그건 너”라고 답할 수 없어서 “최근 여론조사 흐름이 보수 지지층 과표집에 따른 현상”이라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윤석열 대통령 체포와 구속 후유증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효과가 반영된 것일 뿐”이라면서 “야권 지지층이 추후 결집하면서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한다. 중도층이 이동한 것이 아니라 기존 보수층이 결집해 여론조사 응답률이 높아지면서 생긴 일종의 착시 효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22일 “일시적 현상”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시적 여론조사를 맹신해 내란과 폭동을 옹호하는 오만의 착각은 결국 실패와 자멸의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단한 오판이다. 이런 오판으로 인해 결국 ‘카톡 검열’과 같은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심지어 여론조사 기관을 조사하겠다며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라는 괴상한 특위까지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친야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에서도 양당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걸 애써 외면하는 그들의 모습이 처량하게 보일 정도다.
과거 광화문에 모였던 태극기 부대와 지금 전국 곳곳에서 ‘탄핵반대’를 외치는 국민저항운동은 질적으로 다르다.
과거 집회가 특정 종교 정파인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집회였다면, 지금의 집회는 2030 세대가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집회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그들 2030 세대의 집회에 과거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가세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지금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탄핵반대’ 집회를 ‘전광훈 패거리’라는 프레임을 씌워 깎아내리고 있다. 분노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탓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를 부정하며 그 원인을 ‘민주당’이나 ‘이재명’이 아닌 ‘여론조사’ 탓으로 돌리고, 들불처럼 전국에서 번지는 2030 세대 중심의 ‘비폭력저항운동’을 ‘전광훈 태극기 부대’ 쯤으로 취급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올 리 만무하다.
단언컨대 2030 세대 중심의 ‘비폭력저항운동’은 쉽게 짓밟히지 않을 것이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정권찬탈 공조 카르텔’에 대한 분노로 출범한 이 운동은 그 카르텔이 깨지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수히 많은 범죄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 대표를 대하는 사법부의 태도가 계엄을 선포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감옥에서 수사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와는 너무나 다르다.
강제규정으로 6개월 안에 1심을 마치게 되어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에게는 무려 2년 2개월이나 끌면서 시간을 벌어준 사법부가 윤 대통령의 내란죄 수사와 탄핵에 대해선 번갯불에 콩 볶듯 속전속결로 치르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동원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입법-사법 ‘정권찬탈 공조 카르텔’에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야 할 날이 창창한 청년세대들이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걸 민주당만 특히 이재명 대표만 모르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모른 척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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