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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를 두고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다”라며 낄낄거렸다.
국정 최고책임자가 특정 기관장을 상대로 며칠에 걸쳐 ‘갑질’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는 그게 재미있단다.
천박하기 그지없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기관장들에게 나보다도 모른다거나 심지어 ‘도둑놈’이란 거친 말까지 써가며 질책하는 고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반 사회 조직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상급자가 공개된 자리에서 하급자를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언사로 문책하면 당장 ‘갑질’로 고발당할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버젓이 ‘갑질’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그래 놓고는 그걸 재미있다고 하니 혹시 이 대통령이 ‘소시오패스’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소시오패스는 법과 사회적 관행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짓밟으며, 죄의식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정의 폭발이나 폭력적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불량배, 깡패, 건달, 악당, 양아치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자들이 이에 속한다고 한다.
소시오패스는 또한 거짓말을 하는 데에 능숙하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는 혹시라도 들통날까 봐 긴장하고,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시오패스에게 ‘양심’이란 그저 사전 속에나 존재하는 단어일 뿐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일말의 거리낌이나 망설임 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는 정책의 성과와 실패를 점검하고 국정의 방향을 바로잡는 엄중한 자리다.
이런 자리를 고작 대중오락 콘텐츠에 빗대어 '재미'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걸 보면 이 대통령은 설사 소시오패스가 아니더라도 그런 기질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업무보고 생중계를 통해 대통령의 천박하고 거친 언사가 그대로 국민에게 공개되고 있다. 과연 이게 옳은 일인가.
대통령이 야권 출신 공공기관장을 찍어내려는 목적으로 공개적인 면박을 주고 힐난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즉흥적 발언은 소모적인 논쟁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뜬금없는 ‘탈모는 생존 문제’라며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는 지시로 의사단체와 중증 환자 가족 단체들이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암과 같은 중증 환자들의 의료급여화가 탈모 치료보다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학계에서 위서로 판단한 '환단고기'에 무게를 싣는 발언은 어처구니가 없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역사 교육 관련해서 환빠 논쟁 있냐"고 물었고,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박 이사장을 향해 “단군,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냐. 왜 그걸 모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냐"고 추궁했다.
가관이다.
고조선이 세계를 지배했었다는 황당한 주장이 담긴 환단고기는 학계에서 이미 위서로 판단을 내린 상태다. 즉 가짜 역사로 판명이 났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걸 모르는 이 대통령이 뭐 대단한 것이라도 아는 척하다가 자신의 무식함만 드러냈을 뿐이다.
이처럼 우리 대통령의 무식을 생중계로 시청해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얼마나 참담할까?
이 대통령에게 묻는다. 업무부처 ‘갑질’이 그토록 재미있으신가.
그렇더라도 부작용이 너무 많으니 이쯤에 ‘생중계 정치쇼’를 접으시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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