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괴담과 과학이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길까?
괴담이다.
괴담은 사람의 공포심을 극대화하여 이성을 마비시키는 힘이 있는 탓이다.
특히 대중에게 전파된 괴담은 거기에 동조하지 않으면 고립될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공포를 조성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성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도 괴담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침묵하거나 오히려 괴담을 진실로 인정하는 거짓된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본인도 모르게 어느새 괴담의 동조자가 되어 그 괴담을 유포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대중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광우병 괴담이다.
2008년 당시의 광우병에 대한 공포는 지나치게 과장된 면이 많고 잘못된 정보들이 범람했다.
한국인은 MM형 유전자 때문에 발병률이 높아서 광우병 쇠고기 섭취 시 사망률이 99 ~ 100% 확률에 달한다. 한마디로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는 거다.
그런데 알고 보니, MM형 유전자보다 MV형 및 VV형의 감염률이 더 높았다. 단지 MM형 유전자의 경우 잠복기가 가장 짧을 뿐이었다. 그나마 잘 걸린다는 유전형질을 보유한 백인들에게도, 그것도 가장 기승을 부릴 때 발병률은 2000만 명당 1명꼴에 불과했다.
앉은뱅이 소라고 알려진 소가 주저앉는 증상은 광우병에 의한 것이라는 괴담도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소가 주저앉는 증상의 원인을 광우병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디 그뿐인가.
소의 부산물은 조미료, 탈지분유, 알약 캡슐, 라면, 마시멜로, 화장품, 패드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제품을 사용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괴담도 있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런 괴담을 듣고 공포에 휩싸인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섰다.
여중생 부대도 있었고, 유모차 부대도 있었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가족부 공동명의로 ‘광우병 괴담 10문 10답’이란 것을 발표하고 대국민 설득에 나섰지만, 이미 공포에 휩싸인 국민을 설득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괴담이 과학을 이긴 것이다.
그로 인한 국가 재정손실은 천문학적이었다. 그런데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드 괴담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민주당 의원들이 사드 반대 집회에 참석해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하며 괴담을 퍼뜨렸고, 그 결과 4000억 원이 넘던 성주 참외 매출액은 3000억 원대까지 ‘뚝’ 떨어지고 말았다. 농민들만 억울한 피해를 본 셈이다. 그런데도 당시 시위에 참석했던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아무도 농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지 않는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연일 대단히 문제인 것처럼 공포심을 유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유엔 기구인 IAEA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주장이 괴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유엔이 입증한 셈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공포심을 가진 국민이 상당수다.
과학적으로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런 괴담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그러면 정부와 여당은 어떻게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가.
무리 지어 횟집 돌아다니기나 수조의 물 떠먹기와 같은 퍼포먼스로는 안 된다.
지금 한가하게 그런 퍼포먼스나 할 때인가.
괴담과 과학이 싸우면 괴담이 이긴다지만 그건 한때다. 결국은 과학이 이긴다. 비록 더디더라도 과학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걸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공청회를 하든 토론회를 하든, 설명회를 하든 전국을 돌아다니며 과학적인 대국민 설득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