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미래연구원, 데이터 기반 ‘안산형 에너지 전환’ 해법 제시

    경인권 / 송윤근 기자 / 2025-12-10 17: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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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 위한 유일한 경로, ‘연 12% 복리 성장’ 로드맵 도출

    프리미엄 PPA 기반 ‘분산에너지 특화단지’ 자생적 사업 타당성 입증
    ▲ 안산시 안산미래연구원은 지난 3일 ‘제3차 안산시 지역에너지계획 수립 기초연구’ 및 ‘분산에너지 특화단지 조성 방안 예비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자료제공=안산미래연구원
    [안산=송윤근 기자] 경기 안산시 안산미래연구원(원장 이진수)은 지난 3일 ‘제3차 안산시 지역에너지계획 수립 기초연구’ 및 ‘분산에너지 특화단지 조성 방안 예비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회에서 연구원은 단순한 선언적 목표를 넘어, 에너지 수급의 인과구조 분석과 동태적(Dynamic)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산시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에너지 자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 "연 12% 복리 성장 없이는 탄소중립 불가능"... 과학적 근거 마련

     

    첫 번째 과제인 지역에너지계획 기초연구에서 연구책임자인 차석기 박사는 복잡계 시뮬레이션(System Dynamics) 기법을 도입해 안산시의 미래 에너지 경로를 탐색했다.

     

    차 박사는 “시뮬레이션 결과, 단순한 양적 투입이나 현상 유지(BAU) 시나리오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함을 확인했다”며,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폐기율을 상쇄하고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매년 ‘순(Net) 성장률 12%’의 복리 성장이 유일한 경로”라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안산시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을 넘어, 민간 투자를 이끄는 ‘플랫폼 지방정부’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반월·시화 산단의 광활한 공장 지붕을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산업단지 태양광 지붕은행’ 구축과 이를 주도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 "보조금 없이도 수익 낸다"... 프리미엄 PPA로 경제성 입증

    이어지는 분산에너지 특화단지 조성 연구에서는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유치와 연계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공개됐다. 연구원은 안산시의 강점인 산업단지의 ‘열 수요’와 첨단 산업의 ‘고품질 전력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정부 보조금(CHPS)에만 의존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ESG, RE100 등 이행이 필요한 기업에게 재생에너지를 직접 판매하는 ‘프리미엄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을 도입할 경우, CHPS(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 낙찰 없이도 경제적 타당성 기준을 충족함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익 모델’을 제시해 주목된다. 수요 기업 발굴이 더딜 경우 CHPS 확보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꾀하고, 나아가 CHPS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경우 그 혜택을 ‘PPA 단가 인하’로 환원해 참여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상생 구조다.

     

     

    차석기 박사는 “안산시는 전력 수요가 높지만, 이를 역으로 활용하면 확실한 ‘앵커 수요처’를 확보한 셈”이라며, “수요 기업이 주주로 참여하는 SPC를 설립해 리스크를 낮추고, 바이오메탄과 탄소포집(CCUS) 기술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면 경제성과 환경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안산시 에너지 데이터 정밀 진단 ▲태양광 집적화를 위한 SPC 설립 로드맵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위한 경제성 분석 모델 ▲해상풍력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어, 향후 안산시 에너지 정책 수립의 핵심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산미래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안산시가 ‘에너지 소비 도시’에서 ‘에너지 자립 및 신산업 도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설계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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