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홍석준 ”정치적 편향 지나쳐…尹, 거부권 행사해야“
野 진성준 ”이 분야 전문가…尹, 임명 안 하면 직무유기“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을 놓고 여야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최 전 의원의 정치적 편향성이나 방통위법 설치법 위반 등의 이유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의 임명거부는 직무유기이자 국회무시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부적절한 최 전 의원 추천안을) 철회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홍 의원은 과거 최 전 의원이 방송 등에서 이재명 대표를 '성공한 전태일'로 표현하거나 유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성추행이나 무속 의혹을 제기한 일, 특히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을 비판한 정의당을 억지 비판하거나 윤미향 의원의 정의연 관련 문제를 친일프레임이라고 몰아간 사례를 일일이 적시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편향성을 가진 인사가 방통위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방통위법에서는 (위원 추천을) 대통령이 2명, 국회에서 3명 추천하는데 국회 3명 추천 중 한 사람을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에서 한다. 즉 여당 3명 야당 2명, 이렇게 3대2 라는 걸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최 위원을 민주당이 추천하게 되면 민주당 추천인사가 4명(이 된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특히 최 전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15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전력이나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경력 등도 문제 삼았다.
홍 의원은 "방통위법 위원의 결격사유를 정한 제10조 1항 2호를 보면 방송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위원 임명 3년 이내에 종사하였던 사람은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방통위원의 가장 중요한 일은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방송통신상 가짜뉴스에 대해서 제도적으로 막는 역할인데, (허위사실 유포 혐의는) 방통위원으로서는 대단히 흠결이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대통령실이 임명을 거부해야 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과거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를 거부한 사례가 굉장히 많이 있다"며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대통령실에서도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보고는 있다고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위원회 간사를 맡은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다면 대통령이 심각하게 직무를 유기하는 것으로 법률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에 따르면 상임위원 중에 결원이 생기면 결원된 날부터 지체없이 보궐위원을 임명해야 한다,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은 명확하게 방송통신위원회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 헌법이 법률안에 대해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 것이기도 하고 또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에는 국회 추천의 상임위원을 3명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추천한 사람이라면 대통령은 그냥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법적 취지이고 법률적인 의무"라고 주장했다.
여당이 최 전 의원의 정치적 편향성을 임명 반대 이유로 내세운 데 대해서는 "최 위원은 방송통신 분야의 전문가"라며 "3기 방송위원회의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서 지금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고 국회의원 시절에도 과학기술 방송정보통신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이 문제의 식견을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형을 받은 최 전 의원 전력에 대해서도 "전임인 안형환 위원도 허위사실 공표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가짜뉴스 퍼뜨린 사람으로서 최 위원이 안 된다면 안 위원은 어떻게 될 수 있었나"고 따졌다.
그러면서 "최 위원이 누구보다도 언론의 공정성, 방송의 중립성을 위해서 목소리를 높여왔고, 잘못된 보도, 왜곡된 보도, 또 너무 편파적으로 야당을 비판하는 보도에 대해서 텔레비전 토론 등을 통해서 지적을 해 왔고 또 국회의원 시절에도 그런 활동을 많이 해왔다"며 "그런데 이 정부는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렇게 편파보도를 일삼은 데 대해서 강하게 지적해 왔던 최 위원이 껄끄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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