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으로 세 가지의 색다른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영화 ‘쓰리’가 오는 23일 극장가를 찾아간다.
아시아의 3개국 한국, 태국, 홍콩의 감독이 뭉쳐서 만든 ‘쓰리’는 공포영화라는 장르만 통일시키고 각기 다른 이야기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 ‘조용한 가족’, ‘반칙왕’의 김지운, ‘잔다라’의 논지 니미부트르, ‘첨밀밀’의 진가신, 등 각국을 대표하는 3인의 감독이 ‘아시아의 공포’라는 주제로 각자 40여분짜리 단편을 선보인다.
각 작품마다 저주, 인과응보, 윤회사상등 일관되게 흐르는 아시아 특유의 주제의식이 엿보이면서도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과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포스터와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을, 태국에서는 3편의 후반작업을, 홍콩은 해외 세일즈 및 프로모션을 총괄 지휘해 각국 제작 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했으며 제작·투자·배급은 3국에서 각자 진행했다.
▣한국 메모리즈
주로 코메디를 만들었던 김지운 감독이 블루의 어두운 화면과 절제된 대사로 첫 공포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신도시의 난개발과 이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 등 나름대로 사회적인 문제도 부각시켰다.
푸른 하늘 아래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 아파트와 신축 공사가 한창인 신도시에 평범한 중산층의 가족이 이사온다. 갑자기 아내가 사라진 후 남편은 아내에 대한 무서운 망상에 시달리며 아내를 찾아 나선다. 아내는 기억을 잃어버린 채 길 한 가운데서 깨어나고 지갑속의 세탁 전표 하나로 기억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아내와 남편이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예기치 못한 공포감이 밀려든다.
전체적으로 블루 톤으로 채색된 화면은 신도시의 음습한 느낌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김혜수의 창백하고 두려움에 찬 표정은 공포의 분위기를 더했다.
▣인터뷰-김지운 감독
“이렇게 거창한 프로젝트가 될지 몰랐습니다. 제게는 새로운 장르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같은 장르라 해도 나라별로 느낌의 차이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벼운 맘으로 시작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에 대해 묻자 김감독은 신도시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용인의 수지는 난개발된 대표적인 신도시입니다. 파괴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세감독 중 가장 먼저 영화를 제작한 김 감독은 “두 감독의 작품을 본 후 자신이 한 수 아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공포감이 밀려왔다” 면서 “영화를 만들 때는 국위선양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3개국 공존이 목표”라며 “다음부터 이런 기회가 있을 때는 제일 먼저 만들지 않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태국 휠
전통인형극을 소재로 한 만큼 세 작품 중 가장 전통적이고 자국의 색채가 강하다.
저주받은 인형을 갖고 있는 타오는 인형을 버리려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자신마저 목숨을 잃는다. 무용극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통은 타오의 인형을 훔쳐 인형극으로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 죽은 타오의 수제자 간은 통에게 인형의 저주에 대해 경고하지만 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형극 연습이 시작되면서 인형의 저주도 시작되고 통의 가족은 하나 둘 죽어간다.
화면의 강렬한 색채감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다소 산만한 구성과 공포영화의 단골 메뉴 탐욕과 저주라는 주제 의식으로 신선한 면은 부족하다.
그러나 한국, 홍콩보다 먼저 개봉한 태국에서는 역대 흥행 순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인터뷰-논지 니마부트르 감독
‘잔다라’로 세계 영화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논지 니마부트르 감독은 태국 영화 중흥의 발판을 마련한 인물.
원래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논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영화를 무섭게 보이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휠은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태국 전통 문화에 깃든 저주나 업보를 통해서 도덕적이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했을 때 인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두 영화에 대해 묻자 “주제는 다르지만 세 영화의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것 같다”면서 “김지운 감독의 영화만으로 공포의 요소는 충분하고 진가신 감독의 것에서는 감동적인 요소가 있다”고 설명하고 자신의 영화는 태국의 정서가 잘 표현됐다며 덧붙였다.
⊙홍콩 고잉홈
진가신 감독 특유의 멜로와 미스테리가 조화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철거 직전의 폐허 아파트로 이사온 경찰 천과 아들 청에게 유일한 이웃이라곤 병든 아내와 사는 한의사 리밍밖에 없다. 어느날 아들이 사라지자 천은 리밍을 의심하고 그의 집에 잠입한다. 병든 아내가 아닌 시체를 돌보는 것을 목격한 청은 리밍에게 감금당하고 리밍은 3일후 아내가 깨어나면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아내가 깨어나기로 한 날 리밍은 경찰에게 붙잡히고 아내의 시체는 영안소로 떠나고 만다.
인기스타 여명이 죽은 아내를 보살피는 리밍의 역을 맡아 지고 지순한 사랑을 연기했다.
영상은 ‘중경삼림’등 왕가위 감독과 주로 작업해온 크리스토퍼 도일 맡아 폐허 아파트, 약재로 가득한 리밍의 방안 등을 황량하고 음산한 화면으로 장식했다.
⊙인터뷰-진가신 감독
그간 멜로 영화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진가신 감독은 이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그는 ‘3가지 주제와 언어가 하나로 묶어질 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 영화가 아시아 영화시장내에 존재하는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품 후반부에 갈수록 멜로의 분위기가 강하게 배어있는 것에 대해 진감독은 “호러를 만든 적이 없어서 이 작업이 어려웠다”면서 “잠재 의식속에 자신이 편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가려 했다”고 말했다.
가장 나중에 영화를 완성한 진가신 감독은 두 작품을 본 후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김감독의 영화는 너무 무서워 대적할 수 없고 논지 감독의 작품은 태국의 색채가 돋보여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며 두 영화를 칭찬했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아시아의 3개국 한국, 태국, 홍콩의 감독이 뭉쳐서 만든 ‘쓰리’는 공포영화라는 장르만 통일시키고 각기 다른 이야기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 ‘조용한 가족’, ‘반칙왕’의 김지운, ‘잔다라’의 논지 니미부트르, ‘첨밀밀’의 진가신, 등 각국을 대표하는 3인의 감독이 ‘아시아의 공포’라는 주제로 각자 40여분짜리 단편을 선보인다.
각 작품마다 저주, 인과응보, 윤회사상등 일관되게 흐르는 아시아 특유의 주제의식이 엿보이면서도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과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포스터와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을, 태국에서는 3편의 후반작업을, 홍콩은 해외 세일즈 및 프로모션을 총괄 지휘해 각국 제작 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했으며 제작·투자·배급은 3국에서 각자 진행했다.
▣한국 메모리즈
주로 코메디를 만들었던 김지운 감독이 블루의 어두운 화면과 절제된 대사로 첫 공포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신도시의 난개발과 이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 등 나름대로 사회적인 문제도 부각시켰다.
푸른 하늘 아래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 아파트와 신축 공사가 한창인 신도시에 평범한 중산층의 가족이 이사온다. 갑자기 아내가 사라진 후 남편은 아내에 대한 무서운 망상에 시달리며 아내를 찾아 나선다. 아내는 기억을 잃어버린 채 길 한 가운데서 깨어나고 지갑속의 세탁 전표 하나로 기억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아내와 남편이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예기치 못한 공포감이 밀려든다.
전체적으로 블루 톤으로 채색된 화면은 신도시의 음습한 느낌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김혜수의 창백하고 두려움에 찬 표정은 공포의 분위기를 더했다.
▣인터뷰-김지운 감독
“이렇게 거창한 프로젝트가 될지 몰랐습니다. 제게는 새로운 장르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같은 장르라 해도 나라별로 느낌의 차이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벼운 맘으로 시작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에 대해 묻자 김감독은 신도시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용인의 수지는 난개발된 대표적인 신도시입니다. 파괴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세감독 중 가장 먼저 영화를 제작한 김 감독은 “두 감독의 작품을 본 후 자신이 한 수 아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공포감이 밀려왔다” 면서 “영화를 만들 때는 국위선양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3개국 공존이 목표”라며 “다음부터 이런 기회가 있을 때는 제일 먼저 만들지 않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태국 휠
전통인형극을 소재로 한 만큼 세 작품 중 가장 전통적이고 자국의 색채가 강하다.
저주받은 인형을 갖고 있는 타오는 인형을 버리려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자신마저 목숨을 잃는다. 무용극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통은 타오의 인형을 훔쳐 인형극으로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 죽은 타오의 수제자 간은 통에게 인형의 저주에 대해 경고하지만 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형극 연습이 시작되면서 인형의 저주도 시작되고 통의 가족은 하나 둘 죽어간다.
화면의 강렬한 색채감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다소 산만한 구성과 공포영화의 단골 메뉴 탐욕과 저주라는 주제 의식으로 신선한 면은 부족하다.
그러나 한국, 홍콩보다 먼저 개봉한 태국에서는 역대 흥행 순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인터뷰-논지 니마부트르 감독
‘잔다라’로 세계 영화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논지 니마부트르 감독은 태국 영화 중흥의 발판을 마련한 인물.
원래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논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영화를 무섭게 보이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휠은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태국 전통 문화에 깃든 저주나 업보를 통해서 도덕적이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했을 때 인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두 영화에 대해 묻자 “주제는 다르지만 세 영화의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것 같다”면서 “김지운 감독의 영화만으로 공포의 요소는 충분하고 진가신 감독의 것에서는 감동적인 요소가 있다”고 설명하고 자신의 영화는 태국의 정서가 잘 표현됐다며 덧붙였다.
⊙홍콩 고잉홈
진가신 감독 특유의 멜로와 미스테리가 조화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철거 직전의 폐허 아파트로 이사온 경찰 천과 아들 청에게 유일한 이웃이라곤 병든 아내와 사는 한의사 리밍밖에 없다. 어느날 아들이 사라지자 천은 리밍을 의심하고 그의 집에 잠입한다. 병든 아내가 아닌 시체를 돌보는 것을 목격한 청은 리밍에게 감금당하고 리밍은 3일후 아내가 깨어나면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아내가 깨어나기로 한 날 리밍은 경찰에게 붙잡히고 아내의 시체는 영안소로 떠나고 만다.
인기스타 여명이 죽은 아내를 보살피는 리밍의 역을 맡아 지고 지순한 사랑을 연기했다.
영상은 ‘중경삼림’등 왕가위 감독과 주로 작업해온 크리스토퍼 도일 맡아 폐허 아파트, 약재로 가득한 리밍의 방안 등을 황량하고 음산한 화면으로 장식했다.
⊙인터뷰-진가신 감독
그간 멜로 영화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진가신 감독은 이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그는 ‘3가지 주제와 언어가 하나로 묶어질 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 영화가 아시아 영화시장내에 존재하는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품 후반부에 갈수록 멜로의 분위기가 강하게 배어있는 것에 대해 진감독은 “호러를 만든 적이 없어서 이 작업이 어려웠다”면서 “잠재 의식속에 자신이 편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가려 했다”고 말했다.
가장 나중에 영화를 완성한 진가신 감독은 두 작품을 본 후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김감독의 영화는 너무 무서워 대적할 수 없고 논지 감독의 작품은 태국의 색채가 돋보여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며 두 영화를 칭찬했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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