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똥을 고통없이 대신 싸 드립니다’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일을 보거나 고통스럽게 앉아 있는 이들 혹은 그것이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귀가 솔깃할 말이다.
연극 ‘무통대변’(원제 병돌씨의 어느날)을 보면 그 방법을 알 수 있다.
급하게 변해 가는 현 시대의 부조리를 대신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무통대변(無痛代便)은 예술 작품에서 금기시 됐던 변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후방배설의 신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주식회사 무통대변’에 늙어서 다른 곳에는 취직도 할 수 없는 평범한 세 남자 병돌, 이요, 동집이 일을 시작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대신 똥을 싸주는 것.
하루종일 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각자의 과거 이야기를 해가며 서로 친해진다. 병돌은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하면서 기차간에서 겪었던 에피소드, 목욕탕에서 일하며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목욕탕에서 오는 손님중 스님이 때를 밀어달라고 하자 병돌은 자신의 몸을 먼저 수행하고 남의 때를 밀어줘야 할 스님을 나무라고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동집은 커다란 양계장을 차려 닭똥집을 파는 것을 꿈으로 살고 있고 이요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부인을 호강시키기 위해 일을 하고 있던 처지다.
대한민국은 대단히 한 많은 나라라며 말하는 이들은 복지에는 인색한 회사, 중국인에게는 임금도 주지 않는 간부를 원망하고 사회를 욕한다.
이 작품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 소재 자체도 웃기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배우들의 입담과 계속적으로 변화되는 여러 상황의 풍자로 유쾌하고 즐겁다.
연극이 시작되자 암전 속에서 재잘거리는 똥 얘기와 자판기, 사운드 오브 뮤직, 짜장면, 칼라똥들 다양하게 비유되는 똥에 대한 걸죽한 입담은 배우의 빠른 대사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관객을 웃게 만든다.
세 남자가 변기 위에 앉아서 힘을 주는 모습, 갑자기 변기에서 일상용품들이 꺼내지는 것등 장면마다 배우들의 연기변신도 재미있다.
그렇다고 이 연극이 단순히 일회적인 웃음만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군 장갑차에 죽은 여중생의 이야기에서부터 월남전 고엽제 문제, 정치인의 비리, 로비자금, 부유층 애완견의 과잉 보호 등 농담 속에 담긴 배우들의 대사는 뼈가 있다.
극중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들려 대본을 주고 상황연기를 같이 하는 등 공연 사이사이마다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고 참여시키려는 것이 흥미롭다.
10월 5일까지 화∼목 7:30 금,토 4:30 7:30 일,공휴일 3:00 6:00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일을 보거나 고통스럽게 앉아 있는 이들 혹은 그것이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귀가 솔깃할 말이다.
연극 ‘무통대변’(원제 병돌씨의 어느날)을 보면 그 방법을 알 수 있다.
급하게 변해 가는 현 시대의 부조리를 대신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무통대변(無痛代便)은 예술 작품에서 금기시 됐던 변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후방배설의 신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주식회사 무통대변’에 늙어서 다른 곳에는 취직도 할 수 없는 평범한 세 남자 병돌, 이요, 동집이 일을 시작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대신 똥을 싸주는 것.
하루종일 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각자의 과거 이야기를 해가며 서로 친해진다. 병돌은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하면서 기차간에서 겪었던 에피소드, 목욕탕에서 일하며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목욕탕에서 오는 손님중 스님이 때를 밀어달라고 하자 병돌은 자신의 몸을 먼저 수행하고 남의 때를 밀어줘야 할 스님을 나무라고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동집은 커다란 양계장을 차려 닭똥집을 파는 것을 꿈으로 살고 있고 이요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부인을 호강시키기 위해 일을 하고 있던 처지다.
대한민국은 대단히 한 많은 나라라며 말하는 이들은 복지에는 인색한 회사, 중국인에게는 임금도 주지 않는 간부를 원망하고 사회를 욕한다.
이 작품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 소재 자체도 웃기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배우들의 입담과 계속적으로 변화되는 여러 상황의 풍자로 유쾌하고 즐겁다.
연극이 시작되자 암전 속에서 재잘거리는 똥 얘기와 자판기, 사운드 오브 뮤직, 짜장면, 칼라똥들 다양하게 비유되는 똥에 대한 걸죽한 입담은 배우의 빠른 대사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관객을 웃게 만든다.
세 남자가 변기 위에 앉아서 힘을 주는 모습, 갑자기 변기에서 일상용품들이 꺼내지는 것등 장면마다 배우들의 연기변신도 재미있다.
그렇다고 이 연극이 단순히 일회적인 웃음만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군 장갑차에 죽은 여중생의 이야기에서부터 월남전 고엽제 문제, 정치인의 비리, 로비자금, 부유층 애완견의 과잉 보호 등 농담 속에 담긴 배우들의 대사는 뼈가 있다.
극중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들려 대본을 주고 상황연기를 같이 하는 등 공연 사이사이마다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고 참여시키려는 것이 흥미롭다.
10월 5일까지 화∼목 7:30 금,토 4:30 7:30 일,공휴일 3:00 6:00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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