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어디로 떠나볼까

    문화 / 시민일보 / 2002-12-12 17: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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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 삼성산 - 상대온천
    경북 경산은 널찍한 들판과 병풍처럼 둘러 쌓인 산지가 어우러져 평화로운 인상을 주는 고장이다. 대구 남동쪽에 위치한 이 곳은 겨울여행으로 제격인 온천욕과 산행을 같이 즐길 수 있다.

    남산면 상대리에 위치한 상대온천과 삼성산을 찾는 여행객들은 추운 겨울날 가벼운 산행으로 적당한 땀을 내고 마무리로 미용, 건강을 위한 따뜻한 온천을 맛볼 수 있다.

    인근에서는 가장 오래된 탓에 지역이름을 그대로 따와 경산온천이라고도 불리는 상대온천은 옛부터 동네 아낙들에게는 샘 주위에 얼음이 얼지 않아 좋은 빨래터로 위장병과 피부병 환자들에게는 영험한 약수터로 유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곳의 맑고 깨끗한 온천수는 미네랄원소의 집합체라고 불리는 맥반석 암반지층에서 솟아나 피부미용, 신경통과 위장병에 좋아 온천수를 그대로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경산과 인근 청도가 만나는 이 지역에는 상대온천 외에도 경산사이판, 석정, 학일, 용암 등 많은 온천들이 자리 잡고 있어 여정에 따라 적당한 온천을 찾을 수 있고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온천들과 달리 비교적 여유롭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변의 온천 역시 산사와 가벼운 산행을 같이 즐길 수 있지만 상대온천 뒤의 삼성산은 가족들과 무리 없는 산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이름에서부터 경산지방의 기풍을 느낄 수 있는 삼성산(三聖山)은 이 고장 출신의 세 명의 성현을 기리고자 지어졌다.

    해골에 든 물을 마신 후 도를 깨쳤다는 일화로 유명한 원효대사는 불교사상 융합 등 한국불교사에 큰 자취를 남겼고 이두를 집대성한 그의 아들 설총,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선사가 그 세 사람이다.

    경산지방의 많은 산 중에서도 세 사람의 명성과 위업에 걸 맞는 명산을 골라 그 이름이 지어진 이 산은 한 번쯤 올라보면 그 연유를 알 수 있다.

    삼성산은 해발 554m로 높지 않다. 또한 산행도 어렵지 않아 부모 손을 잡은 꼬마들도 오르내릴 수 있고 보통 2시간이나 3시간 정도로 산행을 마칠 수 있는 비교적 순한 산이다. 본디 이 곳은 청도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대왕산의 한 준령이지만 산의 형상과 자리가 풍수지리측면에서 가히 명산으로 손색이 없고 원효대사의 출생지가 이 산 언저리 어느 골짜기로 추측된다고 한다.

    산 아래에서 바라보는 삼성산의 모습은 푸근하기만 하고 산행 내내 어릴 적 동네 뒷산처럼 친근하게만 다가오는 느낌은 평온함을 준다.

    온천 앞의 큰 느티나무를 지나 소나무 숲길과 야트막한 계곡길을 번갈아 가며 1시간 정도 오르다 보면 자그마한 바위로 된 정상부를 만나는 데 정상에는 나무 팻말만 있어 조금은 쓸쓸한 모습이다.

    하지만 하산길 표시를 따라 능선을 조금만 내려오다 보면 넓은 헬기장과 삼성산이라는 비석이 산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곳에서는 한쪽으로는 험하게 솟아 있는 산줄기의 위용이 또 다른 한쪽으로는 경산의 넓은 들과 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조망을 선물한다. 산을 찾은 이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멋진 광경인데 상대리 마을 사람들은 삼성산의 일출이야말로 환상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을 다 내려올쯤 아래에는 과수원이 펼쳐져 있어 고단했던 발걸음을 위로한다.

    이제는 산행으로 흘린 땀 기운을 씻을 순서.

    오래간만에 흘린 땀방울보다 더 산뜻한 온천이 여행객들을 기다린다. 그다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상대온천은 마치 살림살이가 정갈한 새색시처럼 온천탕이 오밀조밀 자리하고 있는데 미온, 고온, 냉탕과 함께 사우나를 드나들다 보면 어느새 피로는 사라지고 남아있는 것은 매끈한 피부뿐이다.

    건성피부질환에도 특별한 효과가 있다고 하니 온천욕 후 뽀드득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고운 피부가 낯선(?) 느낌마저 든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어대기 시작하는 12월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도회지 불빛 가까이로 몰아넣기 마련이지만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여행을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다녀온다면 더 없이 소중한 추억을 남길수 있을 것이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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