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효과’ 맞대결 ‘모험담’

    문화 / 시민일보 / 2002-12-19 2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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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지의 제왕 - 해리포터 흥행 승자는
    지난해 연말연시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올 연말에 다시 격돌한다. 두 영화 모두 영국 판타지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방대한 스케일과 첨단 특수효과에 의한 현란한 화면을 자랑하며 평단과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올해는 한발 앞서 지난주에 개봉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295개의 스크린을 확보하며 개봉 첫주에 100만이라는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230여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도 개봉날인 19일부터 25일까지의 예매분이 거의 매진됐으며 31일까지의 예약분도 얼마 남지 않는 상태다.

    지난해 흥행 대결에서는 ‘해리 포터’가 전국관객 450만명으로 400만의 ‘반지의 제왕’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으나 ‘반지의 제왕’의 러닝타임이 25분 더 긴 177분이었고 관람등급도 `12세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승부였다는 것이 중론. 이번에는 개봉 간격이 일주일에 불과한데다 양쪽 다 전편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화라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1>
    ◆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
    ‘카메라의 조리개를 좀 더 열었다’는 제작자의 말처럼 좀 더 광활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이 19일 전세계 동시에 개봉된다.

    전편에서는 프로도의 호빗족 친구 메리와 피핀이 우루크하이 군대에게 붙잡혀가자 아라곤 일행은 이들을 찾아나서고 프로도와 충직한 친구 샘은 운명의 산 모르도르를 향한 여정을 재촉하는 것으로 끝났다.
    2편은 세 가닥의 여행길이 펼쳐진다.

    프로도와 샘은 길을 잃어 헤매던 중 절대 반지의 전 주인 골룸에게 반지를 빼앗길 뻔한다. 골룸은 프로도의 인자한 성품에 반해 그를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맹세하며 길잡이로 나서지만 반지를 빼앗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해 갈등한다.

    인질로 끌려가던 메리와 피핀은 로한왕국 후계자 에오메르가 이끄는 기병대와 전투가 벌어지자 `나무수염’이라는 엔트족에 의해 구출된다. 이들은 인간족이 멸망하면 중간계의 숲도 사라질 수밖에 없음을 역설해 엔트족의 도움을 이끌어낸다.

    아라곤 일행은 백색의 마법사로 부활한 간달프의 도움을 얻어 악의 마법사 사루만의 꼭두각시가 돼 있던 로한왕국 세오덴왕의 전의를 일깨운 뒤 엘프족 궁사 레골라스, 난쟁이족 전사 김리와 함께 결사항전을 준비한다. 한편 악의 화신 사우론은 오르상크와 바랏두르 두 개의 탑을 통합한 뒤 사루만이 이끄는 3만 대군을 앞세워 로한왕국으로 진격한다.

    ‘반지의 제왕’ 전 시리즈에 걸쳐 가장 핵심적인 기술과 장비를 쏟아 부은 전투장면인 헬름협곡의 공성전은 지금까지 스크린에서 보여준 어떤 전투장면보다 흥미진진하다.

    사루만의 대규모 군대와 반지원정대가 참여한 헬름협곡에서 수만 명의 우루크하이 병사들이 험난한 협곡을 돌파해 성쪽으로 진군해 오는 장면은 특수분장과 컴퓨터그래픽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생생하고 수만의 병사들이 얽혀 싸우고 잘 안 보이는 병사 하나 하나까지도 모두 생명을 걸고 싸우는 것처럼 전투상황 전개도 실감난다.

    본격적인 헬름 전투에 앞서 아라곤을 비롯한 반지원정대가 사루만의 늑대부대와 벌이는 기병전도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250여개의 표정과 신체 조직들을 재현해 낸 모션 캡처로 만든 CG캐릭터 골룸도 인상적이다.
    <사진2>
    ◆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더 음울한 분위기, 스케일 커진 액션과 짜릿한 모험, 아역 배우들의 성숙한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말처럼 화면만 보아도 확실히 한발짝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제작진이 자랑하는 박진감 넘치는 퀴디치 경기 장면, 해리와 뱀의 대결, 거미떼가 등장하는 대목등 액션과 공포감이 업그레이드됐다.

    괴물 뿌리가 달린 약초 맨드레이크, 연민과 웃음을 자아내는 집요정 도
    비, 말하는 편지, 비행 자동차 등 캐릭터와 소품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해리 역의 대니얼 래드클리프, 론 역의 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로 등장하는 엠마 왓슨 등을 다시 만나는 것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과 재회하는 것처럼 반가움을 안겨준다.

    영화는 1편과 마찬가지로 해리의 집에서 시작된다. 이모부와 사촌의 구박에 시달리던 해리는 여름방학 내내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정작 단짝이었던 론과 헤르미온느로부터는 편지 한통 없어 상심에 빠져 있다.

    그러던 어느날 꼬마 집요정 도비가 해리의 침실에 나타나 마법학교로 돌아가면 무서운 일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동안 편지가 오지 않았던 것도 도비가 가로챘기 때문. 그러나 해리는 도비의 만류와 이모부의 방해를 뿌리치고 론이 몰고 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동승해 탈출에 성공한다. 개학을 하루 앞둔 날 해리는 기차역 9와 4분의3 승강장으로 들어가려다가 벽에 부딪혀 지각할 위기에 놓이지만 론과 비행 자동차를 타고 가까스로 학교에 도착한다.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학교에서는 무서운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해리는 뱀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이유로 의심을 받는다. 결국 해리는 `비밀의 방’에 사건의 열쇠가 숨겨져 있음을 깨닫고 금단의 지역에 발을 들여놓는다.

    1편이 해리 포터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면 2편에선 모든걸 생략하고 곧바로 흥미진진한 마법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전편의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등장인물의 설정이나 줄거리의 패턴이 1탄과 비슷하기 때문. 책을 읽은 독자들은 물론 그렇지 않는 관객들도 궁금증이나 조바심이 좀처럼 일지 않는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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