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렌트’

    문화 / 시민일보 / 2002-12-26 09: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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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뉴욕판‘라보엠’
    국내 세 번째로 올려지는 브로드웨이산 뮤지컬 ‘렌트’(제작 신시뮤지컬컴퍼니)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 공연되고 있다.

    내년 1월 5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차세대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기용돼 활기찬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게다가 초연때의 2,300백석 규모의 오페라극장에서 700석 규모의 토월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더욱 친숙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36살로 요절한 뮤지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유작이 된 이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현대 뉴욕판. 19세기 파리의 시인, 철학자, 화가가 20세기 뉴욕의 작곡가, 무용수, 비디오 아티스트 등으로 옮겨왔고 과거 예술가들의 천적이었던 ‘결핵’은 ‘에이즈’(AIDS)로 바뀌었다. 젊은 보헤미안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이 가난한 예술가들의 마을, 뉴욕 이스트빌리지를 무대로 펼쳐진다.

    에이즈, 동성애, 마약 등 소재의 파격성은 브로드웨이 초연(96년)때 종교계 등의 반발과 흥행회의론을 불렀지만 작품은 그해 토니상에서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가스펠, R&B, 하드록, 그런지, 펑크, 발라드 등 90년대의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한 음악 덕분에 ‘헤어’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뒤를 잇는 록뮤지컬의 결정판으로 불린다.

    이번 공연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미국적인 언어를 실감나고 생생한 우리말로 대사를 바꾸는 작업. 연출과 개사를 함께 맡은 한진섭씨는 “렌트의 가사는 함축적인 뜻을 갖는 단어와 리듬감 있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 특징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와 문화가 다르고 시대적 배경 또한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뉘앙스를 우리말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우들이 대사의 숨겨진 의미를 정확하게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이를 전달받는 관객도 공감할 수 있다고 판단해 특히 이 부분에 많은 힘을 쏟았다’고 연출의 방향을 밝혔다.

    출연진은 남경주, 최정원 등 이 작품의 초·재연에서 흥행을 뒷받침했던 뮤지컬 1세대들이 빠지고 이건명, 황현정, 성기윤 등 차세대들이 주축을 이룬다. 또 소냐, 정선아, 김세우, 김영주, 김호영 등 신인급들이 대거 투입됐다. 평일 3-5만원, 주말 4-6만원. ☎ 780-6400.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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