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를 기대하며

    세상사는이야기 / 시민일보 / 2003-01-06 18: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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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란 정치행정팀 팀장
    대선 이후 정가가 ‘정치개혁’ 화두 아래 요동을 치고 있다. 정치개혁 특위가 구성되는가 하면 이와는 별도로 개혁성향의 의원들이 모임을 만들고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모습도 비슷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정권창출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함 속에서 환골탈태를 위한 몸부림으로 어수선하다.

    한나라당 `당-정치개혁특위’가 최근 공식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당내 진보성향 의원과 중도 및 보수성향 인사들이 소규모 그룹을 결성하고 개혁방안을 제시하는 등 개혁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일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10명은 “필사즉생의 각오”라며 ‘국민속으로’라는 개혁모임을 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발기선언문을 통해 “지금까지 당 보스와 당리당략에 종속돼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지난 날을 크게 반성한다”며 “앞으로 국민을 정치적 좌표로 삼아 시늉만의 개혁이 아닌 완전하고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도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창한 서명파 의원 23명의 모임을 예전 ‘쇄신연대’ 수준으로 외연을 확대, 강도 높은 개혁 압박에 나서기로 하고 일단 6일 첫 모임을 갖는다.

    이들 역시 국민이 ‘오케이’ 할 정도의 당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개혁파 의원들은 이를 위해 세확산 시도와 함께 당 지도체제 문제와 지도부 및 지구당위원장 선출방식, 중앙당 슬림화 및 원내정당화 등 당 개혁방안을 폭넓게 논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양당의 개혁파 의원들 저마다 한결같이 ‘인적청산’ 쪽에 무게중심을 싣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기득권 층은 무조건 안되고 구세대는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비판의 소리에 밀리기 시작하면 정치개혁은 영원히 ‘불발’로 끝나고 말 것이다.

    환골탈태에 있어 진통은 불가피하다. 진통이 무서워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개혁은요원하게 된다.
    이것저것 따지고 봐줄 것 봐주다 보면 국민이 원하는 정도의 정치개혁을 어느 세월에 이룰 수 있게 되겠는가.

    최근 정치권의 개혁움직임은 정치인들의 대국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진정한 거듭남을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은 망설이지 말고 과감히 포기하고 문호개방에 나서는 자기희생적 모습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부디 모처럼 보여주는 정치권의 ‘자기 쇄신’ 노력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어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받았던 ‘질타’ 대신 ‘사랑’을 듬뿍 받는 새로운 정치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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