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원스(Once)...’로 한국 관객과 인사했던 러시아 출신 극단 데레보가 신작 ‘신곡’(神曲)으로 내달 5∼9일 LG아트센터에서 다시 공연한다.
제목이 말해주듯 작품의 모티브는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신곡’에서 가져왔다. 그러나 작품 형식은 전위극단의 개성이 들어가면서 ‘무언신체극’으로 탈바꿈했다. 주인공 단테의 지옥,연옥,천국 여행기라는 서사는 사라지고 신체언어와 기괴한 음향 등으로 새로 채색된 이미지극이다.
지옥,연옥,천국이라는 공간의 구별도 없고 특정한 등장인물도 없이 사랑, 고통, 희망, 공포, 믿음 등 추상적 개념들이 뒤섞여 배우의 몸으로 표현된다. ‘신곡’을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이를 해체하고 여기서 얻은 느낌과 영감을 다양한 이미지로 재구성한 것이다.
작품의 지배적인 색조는 그로테스크함이다. 기괴하고 음침한 음악, 음향이 들려오는 가운데 어두운 조명 속에 산양의 뿔과 수염 돋은 인물이 등장하고 한 쪽에선 제의를 치르듯 불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무대도 독특해서 객석과 무대가 모두 원래 무대 위에 설치된다. 관객은 중앙의 원형 회전무대를 중심으로 사면을 둘러싼 객석에서 배우들을 지켜보게 된다. 이때문에 객석이 390석으로 제한된다.
연출자 안톤 아다진스키는 작품에 대해 “우리는 현대사회에 살고 있고 그 속에 더이상 지옥, 연옥, 천국의 경계는 없다. 모든 것이 함께 공존한다”며 “우리는 어떤 인물 대신에 ‘힘’ ,’웃음’, ‘믿음’과 같은 큰 개념들을 연기하고 춤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 ‘원스…’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면 ‘신곡’은 아름다운 지옥 이야기”라고 촌평했다.
지난해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초연됐는데 에든버러는 프린지 퍼스트상, 헤럴드 에인절상, 토털 시어터상 등을 줬다.
러시아어로 ‘나무’를 뜻하는 데레보는 88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배우 겸 연출가 아다진스키를 중심으로 창단 됐다. 눈 위에서 발가벗고 뒹굴며 생쌀만으로 연명하는 지독한 신체훈련을 견뎌낸 배우 다섯으로 출발했고 지금은 단원이 일부 바뀌어 네 명의 배우가 극단의 전부다.
대사 없이 몸만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신체극은 창단 초기부터 이 극단의 고유한 색채였고 러시아의 개방에 힘입어 유럽으로 진출, 네덜란드와 프라하를 거쳐 지금은 독일 드레스덴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 2005-0114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제목이 말해주듯 작품의 모티브는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신곡’에서 가져왔다. 그러나 작품 형식은 전위극단의 개성이 들어가면서 ‘무언신체극’으로 탈바꿈했다. 주인공 단테의 지옥,연옥,천국 여행기라는 서사는 사라지고 신체언어와 기괴한 음향 등으로 새로 채색된 이미지극이다.
지옥,연옥,천국이라는 공간의 구별도 없고 특정한 등장인물도 없이 사랑, 고통, 희망, 공포, 믿음 등 추상적 개념들이 뒤섞여 배우의 몸으로 표현된다. ‘신곡’을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이를 해체하고 여기서 얻은 느낌과 영감을 다양한 이미지로 재구성한 것이다.
작품의 지배적인 색조는 그로테스크함이다. 기괴하고 음침한 음악, 음향이 들려오는 가운데 어두운 조명 속에 산양의 뿔과 수염 돋은 인물이 등장하고 한 쪽에선 제의를 치르듯 불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무대도 독특해서 객석과 무대가 모두 원래 무대 위에 설치된다. 관객은 중앙의 원형 회전무대를 중심으로 사면을 둘러싼 객석에서 배우들을 지켜보게 된다. 이때문에 객석이 390석으로 제한된다.
연출자 안톤 아다진스키는 작품에 대해 “우리는 현대사회에 살고 있고 그 속에 더이상 지옥, 연옥, 천국의 경계는 없다. 모든 것이 함께 공존한다”며 “우리는 어떤 인물 대신에 ‘힘’ ,’웃음’, ‘믿음’과 같은 큰 개념들을 연기하고 춤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 ‘원스…’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면 ‘신곡’은 아름다운 지옥 이야기”라고 촌평했다.
지난해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초연됐는데 에든버러는 프린지 퍼스트상, 헤럴드 에인절상, 토털 시어터상 등을 줬다.
러시아어로 ‘나무’를 뜻하는 데레보는 88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배우 겸 연출가 아다진스키를 중심으로 창단 됐다. 눈 위에서 발가벗고 뒹굴며 생쌀만으로 연명하는 지독한 신체훈련을 견뎌낸 배우 다섯으로 출발했고 지금은 단원이 일부 바뀌어 네 명의 배우가 극단의 전부다.
대사 없이 몸만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신체극은 창단 초기부터 이 극단의 고유한 색채였고 러시아의 개방에 힘입어 유럽으로 진출, 네덜란드와 프라하를 거쳐 지금은 독일 드레스덴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 2005-0114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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