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작가 이현수(44)씨가 첫 소설집 '토란'(문이당刊)을 냈다.
표제작은 '요리의 달인'인 전라도 출신 시어머니의 가난하면서도 열정적인 삶을 그렸다. 시어머니는 요리솜씨가 빼어나지만 자기만의 부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응석받이 외아들로 자란 시아버지의 무능 때문에 평생 셋집을 전전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말년에 이른 시부모는 떨어져 살면서 서로 원수처럼 대한다.
작중 화자인 며느리는 시부모를 결합시키려고 남편의 생일잔치에 두 사람을 초대하지만 계획은 한 편의 씁쓸한 소극으로 끝난다. 시부모는 사소한 다툼 끝에 정성스럽게 마련한 아들의 생일상을 뒤엎고 다시 헤어진다.
시부모의 가난이 시아버지의 무능 때문인지, 씀씀이가 헤픈 시어머니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아마 두 가지가 결합된 결과일 것이다. 작가는 며느리의 시선을 통해 시부모의 불완전한 삶을 모두 껴안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생활에 밀착돼 있는 여성작가가 아니고는 부엌살림과 요리과정에 대해 이처럼 생생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작가는 여성적 삶에 서서히 배어드는 '쓴 맛'을 괄괄한 시어머니의 걸판진 전라도 사투리를 양념삼아 맛깔스런 토란국으로 끓여내고 있다.
이 소설집에는 1991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96년 제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거미집', 1997년 문학동네 문예공모 당선작 '마른 날들 사이에' 등 10여년간 써온 단편소설 10편이 실려 있다. 저자는 이번 소설집에 앞서 장편소설 ‘길갓집 여자’를 발표한 바 있다. 292쪽. 8500원.
/연합
표제작은 '요리의 달인'인 전라도 출신 시어머니의 가난하면서도 열정적인 삶을 그렸다. 시어머니는 요리솜씨가 빼어나지만 자기만의 부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응석받이 외아들로 자란 시아버지의 무능 때문에 평생 셋집을 전전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말년에 이른 시부모는 떨어져 살면서 서로 원수처럼 대한다.
작중 화자인 며느리는 시부모를 결합시키려고 남편의 생일잔치에 두 사람을 초대하지만 계획은 한 편의 씁쓸한 소극으로 끝난다. 시부모는 사소한 다툼 끝에 정성스럽게 마련한 아들의 생일상을 뒤엎고 다시 헤어진다.
시부모의 가난이 시아버지의 무능 때문인지, 씀씀이가 헤픈 시어머니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아마 두 가지가 결합된 결과일 것이다. 작가는 며느리의 시선을 통해 시부모의 불완전한 삶을 모두 껴안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생활에 밀착돼 있는 여성작가가 아니고는 부엌살림과 요리과정에 대해 이처럼 생생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작가는 여성적 삶에 서서히 배어드는 '쓴 맛'을 괄괄한 시어머니의 걸판진 전라도 사투리를 양념삼아 맛깔스런 토란국으로 끓여내고 있다.
이 소설집에는 1991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96년 제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거미집', 1997년 문학동네 문예공모 당선작 '마른 날들 사이에' 등 10여년간 써온 단편소설 10편이 실려 있다. 저자는 이번 소설집에 앞서 장편소설 ‘길갓집 여자’를 발표한 바 있다. 292쪽.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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