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공원에 앉아 점점 둥글게 변하는 달을 바라보면서 내가 살아온 날들을 회상해보며 앞으로 다가올 나의 시간들을 생각하니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이제는 거의 같다. 이제는 세월을 말할 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통해 본 서울은 월드컵 4강이라는 축제속에 축구 소식으로 온통 도배를 하고 있다. 이렇듯 나는 놀라운 기차여행을 하고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이녕으로 출발을 해야한다. 하지만 잠이 곧바로 들지 않을것 같으니 이것이 문제다.

오전 8시에 퀴툰을 출발한 20년은 족히 된 버스가 기특하게도 11시간을 달려 이녕에 도착했다.

의자와 시트는 너무 낡아 찢겨지고 닳고 달아서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녹슬대로 녹슨 고철 덩어리 버스가 잘도 굴러 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이녕에 온 것이다.

퀴툰에서 이녕으로 가는 방법은 선택의 여지없이 낡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자 반대로 가장 지독한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여유있는 사람들이야 에어컨 빵빵 나오는 자가용 택시나 짚을 이용해 갈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어림없는 방법이니 낡을대로 낡은 버스를 타고 가는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신강 지역들이 빠르게 변하는 모습과는 달리 웬일인지 이녕만큼은 고집불통으로 옛 추억 그대로 남아서 나를 반겨주었다.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에 따른 혜택으로 고속도로가 하루가 멀다 하고 깔리고 높디 높은 빌딩들이 숲을 이루는 마당에 이녕으로 들어가는 일반국도는 대부분 비포장 도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엉덩이에 쥐가 난다거나 화장실이 보이질 않아 물로만 점심을 해결 했다거나 하는 그런 호화스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두세명이 번갈아 가며 운전을하는 기사 아저씨들 호박씨 까먹으며 콧노래 부르면서 웃통 벗어 재키고 이것도 모자라 담배피우며 사방팔방 두리번 거리면서 형편없는 버스와 길을 멋진 작품으로 만들며 가는데 칭찬해줄만 했다.

잠시 쉬었다가 스치는 퀴툰과는 달리 푸른도시 싱그러운 도시 이녕은 나로 하여금 항시 만족감을 주었다.

이녕시는 이리하중하의 북안에 위치하였으며 총면적이 575㎢이며 시내 면적은 25㎢이다.

6개의 가도 판사처와 1개의 진과 6개 향, 3개의 목장 등 모두 31만명의 인구가 살고있다. 이녕시는 독특한 특생의 변경 도시이다.
/여행전문가 kapebah@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