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 기행

    문화 / 시민일보 / 2003-02-19 18: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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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녕 국제무역시장 볼거리 풍성
    카자흐스탄 국경 초소에서는 분명 받아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카자흐스탄 비자가 2∼3일 정도 앞당진 상태에서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곧바로 카자흐스탄으로 입국을 한 경우나 중국에서 며칠 앞당겨 입국할 때도 문제가 없었던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의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도 3일에서 5일 정도는 일찍 입국하는 경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영사관의 말도 있어 걱정을 하지 않았다.

    티켓을 끊어 놓고 보니 발걸음이 엄청나게 가벼워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녕의 국제 무역 시장은 신강 지역에서 가장 크고 볼거리가 많다.

    대부분의 한국 여행자들이 생각하는 카스카얼의 일요일 시장이 제일 클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녕의 무역 시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려 부딪치는 사람들로 걸어다니기가 힘들만큼 하루를 투자해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이다. 진짜로 여기에는 없는 것이 없다.

    카스카얼의 국제 무역 시장은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초라하기 그지없는지라 이녕의 무역 시장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했다.

    또한 이녕은 나에게 각별한 도시이다.

    중국의 실크로드를 따라 다섯 번 기차 여행을 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바로 이녕에서 마주쳤던 적이 있다.

    선녀가 눈앞에 나타났다거나 아니면 끝내주는 미인을 스쳤다거나 하는 말은 통하지 않을 만큼 보는 순간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

    너무 눈이 시리다 못해 아예 실명할 정도였다.

    벌써 4년전의 일이다. 이녕에서 약 100km 정도 떨어진 곳을 택시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달려가면 쌀리무라는 호수가 나타난다.

    천산 산맥의 2000m 높이에 자리잡은 쌀리무 호수는 아마 서울특별시의 한개 구 만한 크기에 키르키족이 살고 있는 곳으로 푸른 초원 위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양떼와 말들과 소들이 느긋이 미소지으며 이 세상 최고의 한가로움으로 유목민들과 한가족이 되어 평화롭게 살고있는 모습은 그 어떤 표현으로도 할말이 없을 정도였다.

    이번 신강 지역을 여행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중에 최고의 극치를 이루는 투루판의 사막과 쌀리무 호수를 보고는 머릿속에 남아있던 웬만한 찌꺼기들을 모조리 날려 버렸다.

    쌀리무 호수에서 이녕까지의 약 100km의 양쪽 길은 푸른 초원과 하늘이 낮아 보일만큼의 쭉쭉 뻗은 나무들로 빼곡했으며 이제 6월말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누렇게 익은 밀을 수확하는 꼬마 농부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더 이상의 여행은 시간 낭비이니 여기에서 오래 오래 머물다 가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은 초원위을 걷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큰 기쁨을 간직했다. 부족한 표현들을 사진으로 대신하겠다.
    여행전문가 kape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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