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 기행

    문화 / 시민일보 / 2003-02-25 17: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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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검문소 담아래 기념품 판매
    자가용들도 썰렁할 정도로 한산하고 국경선이 열리는 베이징 시간 오전 10시를 전후해서 물건을 잔뜩 실은 대형 컨테이너 트럭들과 보따리상들의 자가용인 버스만이 분주하게 국경 검문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국경 검문소의 바로 오른쪽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가가 널찍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상품들은 초라하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나 쌍뜨뻬떼르부르그에서 기념품으로 팔고 있는 메트로쉬까라는 인형도 있지만 모방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모방한 제품으로 인형을 만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만들어 팔아도 될만한 제품들이었다.

    볼품은 없어도 이것이 최고의 제품인양 착각을 하면서 인형값은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고 있다.

    그래도 중국 동부 쪽에서 단체로 관광을 온 여행객이 국경 초소의 탑에 올라 카자흐스탄과의 국경지대를 망원경으로 한번 둘러보고는 이것저것 사가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만 한다.

    국경 검문소 담에 바싹 달라붙어 기념품 상가를 만들어 장사를 하는 것을 보면 중국인들 돈벌이에는 두눈을 부릅뜨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었다.

    조그마한 마을에 목욕탕까지 있고 충분한 시간도 있어서 뜨거운 탕속에 들어가 몸을 풀려고 들어갔는데 탕은 없어도 그런대로 사우나 시설에다가 때밀이까지 있으니 갖출 건 다 갖추어 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마사지 받고 싶다고 하자 어디론가 연락을 하더니 아가씨가 문을 열고 들어와 엉성하게 몇 번 주물럭 주물럭 하더니 100위안이면 옆방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다며 살랑살랑 웃으며 다가오는데 전혀 여자로 보이질 않았다.

    목욕비 10위안 마사지30위안은 겉치레로 받는 모양이다.

    여기가 바로 중국 땅에다가 손바닥만한 마을에 주민들보다 경찰이나 군인들이 더 많은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는 일을 만들었다가는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 줄 모르는 일인데 어디 함부로 허튼짓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인 것을.

    정육점에서나 켜놓은 시뻘건 전등을 켜놓고 손님들을 기다리는 미장원들도 커튼을 쳐놓은 뒤편에는 영락없이 침대가 놓여있어 그곳에서 뻔한 짓을 하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그런 아가씨들을 보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술에 만신창이가 되어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만이 들어갈 것이다.

    맥주집인지 가라오케인지 카페인지 7∼8평 밖에 안 되는 알 수 없는 곳에서는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뒤떨어진 서부영화의 조그마한 홀을 연상케 한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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