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훈동 이화익갤러리가 윤형근(75), 김창열(74), 서세옥(74)씨 등 원로 화가 3인의 작품으로‘한국 현대미술의 원류’전을 9일부터 22일까지 마련한다.
이들은 대학에서 동문수학한 이래 55년 동안 가까이 지내온 친구 사이다.
출품작은 김창열의 ‘회귀’,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 윤형근의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 등 6점. 한결같이 동양 정서가 짙게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한국 현대미술사의 조류를 거슬러 오르다 보면 김창열, 서세옥, 윤형근이라는 세 거장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여 전개시켜 온 미술가들이지만, 모더니티 미학의 선구주자들이라는 점에서 상통한다.
윤형근(1928∼)은 물감이 캔버스 위에서 자발적으로 번져가는 효과를 이용하여 추상회화 작품을 제작해왔다.
화면 위에 그려진 선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할하고, 이에 따라 색면과 그 주위의 여백이 우연적으로 형성된다.
이러한 조형효과는 서구의 합리주의적, 기하학적 추상화와 대별되는 것으로서, 동양적인 자연관과 연관된다.
작가가 그의 작품을 일컬어 ‘자연과 가까운 것’이라고 하였던 것처럼, 인위성을 배제한 작업 과정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을 지니는 것이다.
김창열(1929∼)의 경우에도 1950년대에 추상표현주의의 전위성에 몰입하였던 바 있으며, 이후로 물방울이라는 모티프를 도입해 실재와 가상의 영역을 교차하는 작업을 해 왔다.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진 물방울들은 오히려 그것이 담겨있는 곳이 실재의 공간이 아니라 평면의 캔버스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며, 여기에서 ‘예술은 평면만이 유일한 것이고 독점적인 것’이라는 그린버그(Clement Geenberg)식의 미적 모더니티 논리가 드러남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모더니티 강령의 토대 위에서, 그의 물방울은 공(空)의 세계를 표출하는 초월적인 정신성, 동양의 범자연주의 사상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산정 서세옥(1929∼)은 1950년대에 일군의 화가들과 함께 ‘묵림회’를 결성하여 전통수묵 기법을 현대적으로 변용시킨 예술가이다.
그가 보여준 모더니스트로서의 태도는 서구의 추상성을 단선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인화에 담긴 정신성을 모던 추상의 조형성과 결부시킨 것이었다.
이번 전시는 단지 이들 세 거장이 우리 미술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했음을 반추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을 강하게 유지시키는 전위성의 발단이 이들의 작품세계에 드러남을 가늠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02)730-7818.
이들은 대학에서 동문수학한 이래 55년 동안 가까이 지내온 친구 사이다.
출품작은 김창열의 ‘회귀’,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 윤형근의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 등 6점. 한결같이 동양 정서가 짙게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한국 현대미술사의 조류를 거슬러 오르다 보면 김창열, 서세옥, 윤형근이라는 세 거장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여 전개시켜 온 미술가들이지만, 모더니티 미학의 선구주자들이라는 점에서 상통한다.
윤형근(1928∼)은 물감이 캔버스 위에서 자발적으로 번져가는 효과를 이용하여 추상회화 작품을 제작해왔다.
화면 위에 그려진 선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할하고, 이에 따라 색면과 그 주위의 여백이 우연적으로 형성된다.
이러한 조형효과는 서구의 합리주의적, 기하학적 추상화와 대별되는 것으로서, 동양적인 자연관과 연관된다.
작가가 그의 작품을 일컬어 ‘자연과 가까운 것’이라고 하였던 것처럼, 인위성을 배제한 작업 과정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을 지니는 것이다.
김창열(1929∼)의 경우에도 1950년대에 추상표현주의의 전위성에 몰입하였던 바 있으며, 이후로 물방울이라는 모티프를 도입해 실재와 가상의 영역을 교차하는 작업을 해 왔다.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진 물방울들은 오히려 그것이 담겨있는 곳이 실재의 공간이 아니라 평면의 캔버스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며, 여기에서 ‘예술은 평면만이 유일한 것이고 독점적인 것’이라는 그린버그(Clement Geenberg)식의 미적 모더니티 논리가 드러남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모더니티 강령의 토대 위에서, 그의 물방울은 공(空)의 세계를 표출하는 초월적인 정신성, 동양의 범자연주의 사상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산정 서세옥(1929∼)은 1950년대에 일군의 화가들과 함께 ‘묵림회’를 결성하여 전통수묵 기법을 현대적으로 변용시킨 예술가이다.
그가 보여준 모더니스트로서의 태도는 서구의 추상성을 단선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인화에 담긴 정신성을 모던 추상의 조형성과 결부시킨 것이었다.
이번 전시는 단지 이들 세 거장이 우리 미술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했음을 반추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을 강하게 유지시키는 전위성의 발단이 이들의 작품세계에 드러남을 가늠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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