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10살짜리 여자 어린이 하나가 서울의 한 전시공간에서 당돌하게 개인전을 열었다. 미술비평의 1세대인 이경성 씨는 이 어린이의 작품을 보고 천재소녀가 나왔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양화가 신수희(58)씨.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두각을 나타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물감 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10대의 어린 나이에 잇따라 개인전을 열었으니 화제가 될만 했다. 전시회는 초등학교 때 두 번, 중학교 때 한 번이었다.
그는 재주가 다방면으로 뛰어났다. 1965년에 문화공보부 신인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대학 예비고사에서는 여학생으로서 전국 최고점을 받았다. 서울대 회화과에 들어가서는 전교 여학생회장을 맡는 등 활달한 성격을 보였다.
3남2녀 중 차녀로 태어난 신씨는 엄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들려준다.
어머니는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되 특히 음악이 교육의 기본이었다. 언니 신수정(서울대 음대 교수) 씨가 유명 피아니스트가 된 것은 이같은 환경의 영향이 컸다.
신씨는 음악보다 미술에 더 흥미와 재능을 보였다. 이는 서예에 능한 아버지 덕분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선전에서 특선을 차지할 만큼 유명했던 서예가로, 특히 초서에서 뛰어난 재주를 발휘했다.
오는 4월 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신씨의 개인전 출품작에서도 아버지의 흔적이 어렴풋이 발견된다. 출품작은 ‘노란선’ ‘미시령’ ‘대양을 넘어’ 등. 푸른 색조 중심의 그의 회화는 모두 추상화로 자유로운 운필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초서를 어깨 너머로 지켜봤던 신씨는 장르는 서양화이지만 붓글씨의 기법을 캔버스에 도입했다. 20대 때부터 추상화로 방향을 정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필휘지로 달려가는 서예의 붓끝처럼 그의 캔버스에서도 붓놀림이 경쾌하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신씨는 여러 겹의 가로줄들을 이용해 자연의 색채를 구사해왔다. 얼른 보면 어린 아이가 마구 낙서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꿈의 세계로 여행하는 동심이 숨쉬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빛을 넘어서’가 말해주듯이 혼돈과 질서를 융화시키며 빛과 자연에 대한 감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전시 개막식(9일 오후 5시) 때 신씨는 프랑스 문화부가 예술ㆍ문화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해온 작가에게 수여하는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을 받은 한국인은 화가 이성자ㆍ김창렬ㆍ이우환(이상 1990년) 씨와 영화감독 임권택(1992년), 피아니스트 백건우(2000년) 씨 등이 있다. (02)734-6111∼3.
박정식기자 pjs@siminnews.net
양화가 신수희(58)씨.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두각을 나타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물감 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10대의 어린 나이에 잇따라 개인전을 열었으니 화제가 될만 했다. 전시회는 초등학교 때 두 번, 중학교 때 한 번이었다.
그는 재주가 다방면으로 뛰어났다. 1965년에 문화공보부 신인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대학 예비고사에서는 여학생으로서 전국 최고점을 받았다. 서울대 회화과에 들어가서는 전교 여학생회장을 맡는 등 활달한 성격을 보였다.
3남2녀 중 차녀로 태어난 신씨는 엄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들려준다.
어머니는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되 특히 음악이 교육의 기본이었다. 언니 신수정(서울대 음대 교수) 씨가 유명 피아니스트가 된 것은 이같은 환경의 영향이 컸다.
신씨는 음악보다 미술에 더 흥미와 재능을 보였다. 이는 서예에 능한 아버지 덕분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선전에서 특선을 차지할 만큼 유명했던 서예가로, 특히 초서에서 뛰어난 재주를 발휘했다.
오는 4월 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신씨의 개인전 출품작에서도 아버지의 흔적이 어렴풋이 발견된다. 출품작은 ‘노란선’ ‘미시령’ ‘대양을 넘어’ 등. 푸른 색조 중심의 그의 회화는 모두 추상화로 자유로운 운필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초서를 어깨 너머로 지켜봤던 신씨는 장르는 서양화이지만 붓글씨의 기법을 캔버스에 도입했다. 20대 때부터 추상화로 방향을 정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필휘지로 달려가는 서예의 붓끝처럼 그의 캔버스에서도 붓놀림이 경쾌하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신씨는 여러 겹의 가로줄들을 이용해 자연의 색채를 구사해왔다. 얼른 보면 어린 아이가 마구 낙서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꿈의 세계로 여행하는 동심이 숨쉬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빛을 넘어서’가 말해주듯이 혼돈과 질서를 융화시키며 빛과 자연에 대한 감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전시 개막식(9일 오후 5시) 때 신씨는 프랑스 문화부가 예술ㆍ문화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해온 작가에게 수여하는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을 받은 한국인은 화가 이성자ㆍ김창렬ㆍ이우환(이상 1990년) 씨와 영화감독 임권택(1992년), 피아니스트 백건우(2000년) 씨 등이 있다. (02)734-6111∼3.
박정식기자 pjs@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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