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의 고려인 협회에서 일을 한다는 로자는 상당한 미모를 자랑하는 누님으로 몇 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알마타에서 아스타나로 이사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같이 있던 나탈리아는 다시 알마타로 돌아갔으며 집은 그대로 있으니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만나서 차라도 한잔해야 하는 건데 아무래도 앞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쉽다!
아스타나에서 알마타로 향하는 기차 안에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네명의 사람이 자리를 함께 했다.
독서광인 아줌마는 얼굴한번 쳐다보지 않고 책만 들여다보고 나와 비슷한 남자는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영 찜찜하기만 했다.
카자흐스탄을 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니 세상 돌아볼 곳이 없어 여기를 여행 하냐며 참으로 딱하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맥주를 권하는데 “무슨 일을 하느냐?” “혼자 왔느냐?” “러시아 말을 잘 하느냐?” “아기는 몇 명이냐?”라고 쉬지도 않고 질문을 퍼붇는 참으로 피곤한 사람이었다.
하도 말을 걸어와 어쩔 수 없이 주는 맥주 한 병 받아먹기는 했어도 속이 좋지 않았다.
독서만 하는 아줌마는 고개한번 들지 않았고 20대 중반의 청년은 누가 따라오는지 안절부절못하고 왔다갔다 정신 어지럽게 하고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그 사람은 또 “무슨 책을 보느냐?” “진짜 여행가냐 비즈니스가 아니면 무엇 하러 여기까지 왔느냐?”며 입만 열면 시비성 말만 해댔다.
아무래도 한동안 피곤한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동안 카자흐스탄 공화국을 돌아보면서 선풍기 돌아가는 기차를 타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열차는 나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지금의 수도와 옛 수도사이에 운행하는 열차는 에어컨 스위치가 고장났는지 추워서 긴소매를 입어야 할 정도였고 깨끗한 커튼과 테이블 위에 씌어진 하얀 천은 너무 깨끗해 물을 마실 때마다 신경을 써야 하는 판이었고 한 칸에 남녀 한 명씩 배치된 단정하게 유니폼을 입고 업무를 보는 열차원들은 보기 드물게 친절했다.
이건 완전히 다른 도시를 무시하는 처사였다.
이런 침대칸에서 잠을 자야하니 마냥 기쁘다.
어젯밤 이쉼 고스띠니쪄의 나무침대는 보기엔 향수에 젖은 침대였지만 움직일 때마다 어찌나 삐거덕거리던지 70kg인 내 몸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만약 몸무게가 100kg정도 나가는 사람이 잠을 잤으면 아마 그 나무침대는 주저앉았을 것이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같이 있던 나탈리아는 다시 알마타로 돌아갔으며 집은 그대로 있으니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만나서 차라도 한잔해야 하는 건데 아무래도 앞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쉽다!
아스타나에서 알마타로 향하는 기차 안에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네명의 사람이 자리를 함께 했다.
독서광인 아줌마는 얼굴한번 쳐다보지 않고 책만 들여다보고 나와 비슷한 남자는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영 찜찜하기만 했다.
카자흐스탄을 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니 세상 돌아볼 곳이 없어 여기를 여행 하냐며 참으로 딱하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맥주를 권하는데 “무슨 일을 하느냐?” “혼자 왔느냐?” “러시아 말을 잘 하느냐?” “아기는 몇 명이냐?”라고 쉬지도 않고 질문을 퍼붇는 참으로 피곤한 사람이었다.
하도 말을 걸어와 어쩔 수 없이 주는 맥주 한 병 받아먹기는 했어도 속이 좋지 않았다.
독서만 하는 아줌마는 고개한번 들지 않았고 20대 중반의 청년은 누가 따라오는지 안절부절못하고 왔다갔다 정신 어지럽게 하고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그 사람은 또 “무슨 책을 보느냐?” “진짜 여행가냐 비즈니스가 아니면 무엇 하러 여기까지 왔느냐?”며 입만 열면 시비성 말만 해댔다.
아무래도 한동안 피곤한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동안 카자흐스탄 공화국을 돌아보면서 선풍기 돌아가는 기차를 타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열차는 나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지금의 수도와 옛 수도사이에 운행하는 열차는 에어컨 스위치가 고장났는지 추워서 긴소매를 입어야 할 정도였고 깨끗한 커튼과 테이블 위에 씌어진 하얀 천은 너무 깨끗해 물을 마실 때마다 신경을 써야 하는 판이었고 한 칸에 남녀 한 명씩 배치된 단정하게 유니폼을 입고 업무를 보는 열차원들은 보기 드물게 친절했다.
이건 완전히 다른 도시를 무시하는 처사였다.
이런 침대칸에서 잠을 자야하니 마냥 기쁘다.
어젯밤 이쉼 고스띠니쪄의 나무침대는 보기엔 향수에 젖은 침대였지만 움직일 때마다 어찌나 삐거덕거리던지 70kg인 내 몸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만약 몸무게가 100kg정도 나가는 사람이 잠을 잤으면 아마 그 나무침대는 주저앉았을 것이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