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그립다

    세상사는이야기 / 시민일보 / 2003-05-27 18: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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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ILINK:1} 지난해 5월 31일 4000만 온 국민은 ‘2002 한·일 월드컵’ 축제를 시작으로 똘똘 뭉쳤다.

    세계인의 축제 기간인 그때 우리는 유일무이하게 하나가 된 마음으로 기뻐했다.

    바로 역사적인 그 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국내실정은 어떠한가?

    ‘교육부 NEIS 전면시행 유보, 전공노 사무총장 사퇴… 내부 혼란, 한총련 수배해제 문제’ 등 전국이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불안함을 느낄 정도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이 1년 사이 이렇게 달라진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이 그토록 이런 상황까지 폭발하게 만들었는지 원인을 찾아야 할 때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은 사적인 자리에서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까지 했다.

    오죽했으면 거친 말로 심경을 토로했을까마는‘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100일을 맞는 현시점까지 대통령 주변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은 범상히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지난 월드컵이 남긴 것은 뭐니뭐니 해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그런 열정이 365일만에 수포로 돌아갔다는 느낌을 갖게 해 한편으론 씁쓸함을 더한다.

    히딩크 감독과 태극전사인 대표팀이 꿈속에서나 가능한 줄 알았던 ‘세계 4강 신화’를 이뤘을 때 우리는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정과 용수철처럼 튀어나오는 저력을 확인하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 맛은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국민들만 느끼는 아주 값진 선물이었다.

    또 사회에 무관심한 개인주의적 세대로 알았던 10∼20대가 태극기를 들고 나와 거리응원 물결을 주도했다. 그처럼 당당한 모습은 새로운 희망의 세대임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의 우리사회는 완전히 딴판이 돼 있다.

    한편에선 월드컵 이전으로 후퇴한 것 같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쯤해서 정부는 지금까지의 모든 정책을 꼼꼼히 챙겨 다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불안한 경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집단적 요구제기와 ‘삐걱’거리는 국정운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개혁정책과 대북·대미 외교문제를 둘러싼 논란 또한 나라 전체를 사분오열에 가까운 양상으로 몰고 가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반면 최근의 사회적 갈등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측면만을 부각시켜 ‘혼란’ 등으로 보기보다는 그간 쌓여왔던 문제가 표출돼 결국 해결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나라가 어려운 때인 만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으로 대표되는 ‘합리적 리더십‘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힘으로 밀어 부치는 집단 이기주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모든 것을 대화로 풀고 단합된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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