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간 사나이

    문화 / 시민일보 / 2003-05-29 1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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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속 수채화같은 사랑
    ‘화성으로 간 사나이’(제작 디토엔터테인먼트)는 충무로와 대학로를 오가는 재주꾼 장진이 시나리오를 썼고 ‘동감’의 김정권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았다.

    무대는 전북의 한 외딴 마을. 별을 좋아하던 소녀 소희는 돌아가신 아빠가 화성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믿고 편지를 쓴다.

    그를 좋아하는 이웃집 소년 승재는 소희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아빠를 대신해 화성에서 답장을 보낸다. 산타클로스와 꼬마들의 관계와 같은 기묘한 이들의 서신 교환은 소희가 고모를 따라 서울로 떠난 뒤에도 계속된다.

    그로부터 17년 후. 승재는 고향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고 소희는 서울에서 큰 건물의 증권사에 취직을 했다.

    고향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한때를 보내지만 옛날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어져 있다.

    영화는 수채화 같은 배경에서 잔잔하게 진행되지만 중첩된 삼각관계에다가 주변 사람들의 잇따른 죽음과 고향의 수몰이라는 갈등구조를 짜놓았다.

    여기에 선한 표정을 얼굴 가득 담고 있는 신하균과 완벽한 미모를 지녔다는 김희선을 캐스팅해 둘을 한 화면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랑이 관객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줄거리의 상투성 때문.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얼개에다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끼워넣은 것도 식상하게 여겨지고 서울과 시골, 개발과 환경, 증권사와 우체국 등을 대비시킨 것도 도식적이다.

    스크린에 처음 얼굴을 내민 박소현과 김민준의 캐릭터도 충분히 살지 못했고 조연 전문배우인 김인권ㆍ이재용ㆍ이원종ㆍ정규수 등의 연기도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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