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문화 / 시민일보 / 2003-06-26 18: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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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입견 뒤집는 ‘두산베 풍경’
    두산베에는 잠을 잘 수 있는 호텔다운 호텔은 두군데에 불과하다.

    두산베 역에서 직선으로 1km정도 걸어 올라가면 두산베 호텔이 나오는데 가장 저렴한 침대 두개짜리 방 값은 20달러로 론리 플래닛의 35달러에서 40달러로 적혀있는 것 보다 지금은 좀 저렴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고 타직크스탄 호텔은 40달러가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다.

    그밖에 한두군데 어수선한 호텔이 더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좀 불안할 수도 있을지 몰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가 보이는 두산베 호텔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을 보고 있으면 알마타나 비슈켁 못지 않았다.

    벤츠나 비엠더블유의 뚜껑 없는 스포츠카들이 거리를 누비고 다녔고 시내의 아파트에는 인공위성 안테나가 도배를 하고 있었으며 카페나 레스토랑은 이스탄불 음식이 외국인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었다.

    주로 대형으로 이루어진 야외 카페에는 생음악에 맞춰 밤낮 없이 파티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고 장식품인양 쌓아놓은 생필품은 부족함을 몰랐다.

    타지크스탄 호텔의 맞은편에는 유흥그룹이 하나있는데 카지노와 더불어 상당한 크기의 레스토랑과 지하에는 두산베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이트 클럽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나이트 클럽의 시설은 그동안 돌아본 나이트 클럽 중에 시설만큼은 최고였다.

    이란이나 터키의 피를 이어받은 두산베의 멋쟁이 아가씨들이 다 몰려와 있는 듯했다.

    한쪽 벽면은 춤추기를 거부하는 아가씨들을 위해 멋진 바에 앉아 보드카를 마시도록 만들어 놓았고 양쪽의 벽면에는 담배연기 팍팍 품어가며 슬롯머신 땡기는 아가씨들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넓지막한 홀 한가운데에는 흐느적거리는 춤을 추며 오늘밤 짜릿한 시간들을 보내려는 젊은 남녀들이 두눈을 부릅뜨고 서로 섹시하고 터프한 사냥감을 찾고 있었다.

    어두컴컴할 것이라 생각했던 두산베의 야경은 오페라 극장을 아래위 중심으로 잔잔한 조명이 밤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내전으로 5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어버려 피투성이가 되었던 두산베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구 소련 사람들중에는 상당수 남아있는데 그런 선입감을 두산베가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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