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어디 니멋대로 해봐라”

    문화 / 시민일보 / 2003-07-02 19: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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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스 올마이티 (Bruce Almighty)
    만일 당신에게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이 주어진다면?

    마법의 능력을 지닌 ‘현대의 신’ 할리우드는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직한 상상을 스크린에 옮겼다. 7월 11일 국내에 상륙할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는 지난 5월 23일 미국에서 개봉됐을 때 ‘매트릭스2 리로디드’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화제작. ‘경이로운 안면근육의 소유자’ 짐 캐리가 화려한 원맨쇼를 펼친다.

    뉴욕주 버팔로의 지방방송 기자인 브루스 놀란은 메인 뉴스의 앵커를 꿈꾸지만 제과점 앞에서 초대형 쿠키를 만들었다는 소식이나 전하는 따분한 신세.

    유아원을 운영하는 애인 그레이스(제니퍼 애니스톤)를 만나 불평과 투정을 털어놓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날 브루스는 나이애가라 폭포의 유람선에서 취항 23주년 기념 행사를 생중계로 전하던 중 선배의 은퇴로 공석이 된 앵커 자리가 라이벌인 에반 백스터(스티브 카렐)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고 수백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감정을 폭발시킨다.

    방송국에서 쫓겨난 그는 구걸하는 시각장애인을 도와주려다가 건달에게 뭇매를 맞고 가로등을 들이받아 자동차가 엉망이 된다.

    설상가상으로 불행과 불운이 겹치자 안그래도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브루스는 하늘에 종주먹을 들이대며 신에게 욕을 퍼붓는다.

    이때 허리에 찬 호출기가 울리고 정체불명의 번호가 찍힌다.

    전화를 걸고 찾아간 곳은 낡은 건물의 옴니 프레젠트사. 여기서 그는 신을 자처하는 청소원(모건 프리먼)을 만나 1주일간 전지전능한 능력을 부여받는다.

    ‘에이스 벤츄라’, ‘라이어 라이어’에서 짐 캐리와 호흡을 맞췄던 톰 세디악 감독은 짐 캐리의 익살에다가 성서에 등장하는 일화를 적절히 배치해 관객의 웃음보를 쉴새없이 터뜨린다. 그릇에 담긴 수프가 모세의 홍해처럼 갈라지고 예수와 베드로처럼 물 위를 걷기도 한다.

    신이 모든 것을 주재한다는 예정설 안에서 인간의 자유의지가 과연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지 곰곰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이 영화가 가진 미덕 가운데 하나. 정신 없이 배를 움켜쥐고 웃다가도 잠시 종교적 사유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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