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 사람들이 보드카와 섹스를 좋아한다면 여자들은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아이스크림을 무진장 좋아한다.
호잔 중심가에 조그맣게 문을 연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기계가 단 하나뿐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한곳이 있는데 해가 떨어질 오후 6시부터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나온 사람들이 보통 4~5m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이어졌다.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는 여기 주인은 조만간에 호잔에서 제일가는 갑부 대열에 오를 날도 얼마남지 않아 보였다.
먼 훗날 더 좋은 아이스크림 맛으로 호잔에다가 피자나 햄버거 가게를 함께 열면 나 또한 부자가 될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겠다.
호잔에서부터 가을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시라다이야 강가의 바람이 밤새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맴돌더니 가을바람이 아침, 저녁에만 불어오는 것이 아니었다.
차이한잔을 하며 점심을 먹을 때도 시원한 생맥주한잔 하며 양고기 뜯을 때도 공원 안의 숲이 우거진 테이블 위에는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지금 내심정은 가을이 오는 것이 싫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서울에서 도깨비 방망이가 두눈 부릅뜨고 산더미같이 해야 할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무더운 여름이라도 좋으니 그냥 이대로 있었으면 하는 심정이 굴뚝같다.
찢어진 청바지에 큼지막한 카메라 어깨에 둘러메고 과일과 맥주 한병 사들고 호텔로 들어오다 생각지 못한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
호텔의 1층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에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지나가는 나를 보고는 친척중에 한사람인 안바르라는 중년 신사가 거의 반강제적으로 파티장으로 끌고 가서는 실컷 마시고 먹고 춤추고 타직크 사람들의 잔치하는 모습도 사진을 찍으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친척들을 소개시켜 주는 것이었다.
조금전 결혼식을 마치고 잔치를 벌리고 있는 중이었다.
거의 다 헤진 청바지에 허벅지 살이 양쪽으로 완전히 보이니 이사람들 슬그머니 곁눈질하며 쳐다보는데 미안한 맘 금치 못했다.
말그대로 실컷 마음껏 먹어치우고 마셔대고 춤추고 사진 찍었다. 완전히 혼수상태가 되도록 놀았다.
이러다가 만신창이가 될 것 같아 파티장을 은근슬쩍 빠져나오는데 그렇게 보드카를 마셔대고도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본 안바르가 말고기와 보드카를 병째로 들고와 마저 마시고 나가라고 아우성이다.
게다가 가까운 친척들을 모조리 데리고 와서는 기념사진을 찍어 내일 사진을 달라고 하는데 내일 나는 이 도시를 떠날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망설이다가 거짓말을 해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호잔 중심가에 조그맣게 문을 연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기계가 단 하나뿐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한곳이 있는데 해가 떨어질 오후 6시부터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나온 사람들이 보통 4~5m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이어졌다.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는 여기 주인은 조만간에 호잔에서 제일가는 갑부 대열에 오를 날도 얼마남지 않아 보였다.
먼 훗날 더 좋은 아이스크림 맛으로 호잔에다가 피자나 햄버거 가게를 함께 열면 나 또한 부자가 될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겠다.
호잔에서부터 가을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시라다이야 강가의 바람이 밤새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맴돌더니 가을바람이 아침, 저녁에만 불어오는 것이 아니었다.
차이한잔을 하며 점심을 먹을 때도 시원한 생맥주한잔 하며 양고기 뜯을 때도 공원 안의 숲이 우거진 테이블 위에는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지금 내심정은 가을이 오는 것이 싫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서울에서 도깨비 방망이가 두눈 부릅뜨고 산더미같이 해야 할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무더운 여름이라도 좋으니 그냥 이대로 있었으면 하는 심정이 굴뚝같다.
찢어진 청바지에 큼지막한 카메라 어깨에 둘러메고 과일과 맥주 한병 사들고 호텔로 들어오다 생각지 못한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
호텔의 1층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에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지나가는 나를 보고는 친척중에 한사람인 안바르라는 중년 신사가 거의 반강제적으로 파티장으로 끌고 가서는 실컷 마시고 먹고 춤추고 타직크 사람들의 잔치하는 모습도 사진을 찍으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친척들을 소개시켜 주는 것이었다.
조금전 결혼식을 마치고 잔치를 벌리고 있는 중이었다.
거의 다 헤진 청바지에 허벅지 살이 양쪽으로 완전히 보이니 이사람들 슬그머니 곁눈질하며 쳐다보는데 미안한 맘 금치 못했다.
말그대로 실컷 마음껏 먹어치우고 마셔대고 춤추고 사진 찍었다. 완전히 혼수상태가 되도록 놀았다.
이러다가 만신창이가 될 것 같아 파티장을 은근슬쩍 빠져나오는데 그렇게 보드카를 마셔대고도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본 안바르가 말고기와 보드카를 병째로 들고와 마저 마시고 나가라고 아우성이다.
게다가 가까운 친척들을 모조리 데리고 와서는 기념사진을 찍어 내일 사진을 달라고 하는데 내일 나는 이 도시를 떠날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망설이다가 거짓말을 해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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