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문화 / 시민일보 / 2003-07-10 19:23:22
    • 카카오톡 보내기
    마피아 두목집 ‘휘발유 장사’
    우즈벡키스탄의 코칸트에서 하룻밤을 보낼까 하다가 허기진 배를 채우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페르가나로 미니버스를 타고 도착한 시간이 밤 9시가 되어서 도착을 했다.

    밤늦게 버스를 타고 다녀도 조금의 의심이 들질 않는데 반해 이놈의 우즈벡 경찰들은 믿을만한 구석이 조금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외국의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페르가나 호텔은 한창 수리 중이었고 불행스럽게 외국사람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루나 이틀정도 머물 테니 아무방이나 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어 할 수 없이 도스틀릭 고스띠니쪄로 이동을 해야만 했다. 다행스럽게 페르가나 호텔앞에서 맥주를 마시던 나보이 축구클럽의 코치가 차로 나를 도스틀릭까지 태워다 주고는 저렴한 방까지 잡아 주고 돌아갔다.

    10달러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1달러에 보편적인 암달러의 거래인 1290숨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닌 은행의 환률인 761숨으로 계산해 7615숨을 달라는데 우즈벡키스탄을 여행하면서 별난 경험을 다하게 되었다.
    10달러가 아닌 7달러에 잠을 잔 것이었다.

    호텔방의 건너편에 자리잡은 카페에는 늦도록 춤을 추는 사람들이 북적거려 여름밤을 수놓고 있었다.

    건너갈까 말까 망설여지는 여름밤이다.

    어제 페르가나 호텔 앞에서 만난 나보이 축구 클럽의 코치와 함께 페르가나 시내와 외곽지역을 그의 자가용으로 한바퀴 돌았다.

    남한강이 집인 그는 사마라칸트와 부하라의 중간에 위치한 나보이 축구 클럽의 코치로 페르가나에는 친선게임차 왔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감독을 맡았던 히딩크를 대단한 사람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칭찬을 하던 그는 아프리카나 구 소련 공화국은 친선게임으로 여러 번 돌아본 적이 있는데 서울에도 언젠가 방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나이는 기껏해야 서른정도 밖에 돼 보이질 않았는데 머리는 거의 벗겨졌고 웃음이 많은 그는 벌써 이빨은 모조리 썩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그가 자동차 휘발유를 넣으러 간 곳은 주요소가 아니라 페르가나의 마피아 두목의 집이었다.

    그의 집에서 개인적으로 팔고있는 석유를 휘발유로 넣은 것인데 넓직한 집 앞마당에는 각종의 석유가 장식하고 있었고 석유도 주유소에서 팔고있는 것보다 훨씬 믿을만하고 저렴하다 했다. 워낙 힘이 막강해 페르가나의 어느 경찰들도 그의 집을 조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페르가나 마피아의 집은 하두 넓어 문을 지키는 개들조차 힘들어 보였다.

    힘만 있으면 뭐든지 해결되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여기 또 한나라가 있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