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땅 ‘만주’…역사 보고

    문화 / 시민일보 / 2003-07-14 18: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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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주 아리랑 류연산 지음/ 돌베게 刊
    ‘만주’라는 공간은 고구려와 발해가 흥망성쇠했던 땅이자 항일독립운동의 주요 근거지로서 역사적 측면에서나 민족 정서적인 측면에서 한국민에게는 매우 특별한 땅이다.

    그러나 만주는 1992년 한·중수교 이전까지 반세기 이상 철저히 우리와 단절돼 있었다.

    중국 옌볜 화룡시에서 태어나 자란 류연산(46)씨가 1994년부터 4년간 만주 일대를 직접 돌아다니며 기억의 아득한 뒤편에 묻힌 땅 만주의 역사와 문화를 충실히 기록, 복원한 ‘만주 아리랑’을 출간했다.

    타국땅 만주에서 곤고하고 신산한 근현대를 살아야했던 우리 민족의 특수한 역사적 질곡, 그리고 그들의 후손인 지금의 재중동포들의 살림살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른바 ‘만주, 조선족 보고서’.

    옌볜인민출판사 문예편집부장이자 옌볜작가협회 이사인 저자는 머리말에서 “중국 조선족 일원이자 문화인으로서 만주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역사의 참모습을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혀두었다.

    저자에 따르면 최초 이주민들이 자리잡은 두만강 북쪽 북간도의 용정(龍井). 오랑캐땅이라고 멸시됐던 이곳에 1877년 회령의 김언삼, 장인석, 박윤언 등 14호(戶) 가 ‘오랑캐령’을 넘어 도착했다.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타국땅으로 가야했던 것.

    용정이 용정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것은 이곳에서 발해인들이 팠다는 우물이 발견되고 부터. 1866년 한족이 이 우물을 발견하고 용두레를 비끄러맨 뒤로 이 한인촌을 용두레촌, 한자로 용정(龍井)촌 이라 불렀다는 것.

    회령의 이주민들이 첫 발을 디뎠을 당시 백수가 우글거리던 숲이었던 이곳은 이주민들의 노동에 힘입어 지금은 큰 도시로 거듭나 있다.

    저자는 반쪽역사에 묻혀 잊혀진 독립운동가와 그 후예들도 발굴해낸다. 1910년 만주로 망명해 싸우다 최후를 마친 김규식 장군의 딸 김현태 여사. 흔해빠진 흑백 TV조차 없던 김 여사의 곤궁한 집.

    김 여사 모자는 넝마주이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아가 저자는 ‘징병제 만세’, ‘황국의 어머니’를 지은 ‘선구자’의 작사자 조두남의 친일의혹을 추적하고 만주군관 학교를 다닌 박정희의 친일행각을 파헤친다.

    류연산 지음. 돌베게 刊. 256쪽.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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