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과 인재

    칼럼 / 시민일보 / 2003-09-27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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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충 경 파주소방서 소방경
    최근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재난 및 재해가 잇따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태풍 ‘매미’의 여파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과 강원도 일부지역에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재난·재해를 보면서 자연현상으로 인한 피해보다도 인재(人災)로 인한 피해가 많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탁상대책보다, 각종 재난·재해현장을 발로 뛰면서 가슴으로 느끼는 총체적인 문제점에 대해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적위주의 현장수습과, 피해복구활동 보고, 그리고 피해 집계나 보상대책을 만드는 그러한 수준의 재난관리업무는 이제 제발 그만 뒀으면 한다.

    비슷한 예로 똑같은 태풍 ‘매미’가 지나갔는데도 이웃 나라 일본은 일찍이 체계화와 정형화된 재난관리체제의 일원화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대책을 치밀하게 세워 놓았고 일단 피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마련해 놓았었기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매번 되풀이되는 부실한 재난현장관리시스템은 이제 그만 언급한다 하더라도 우리 ‘소방(消防)’에게는 막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재난관리업무에 대한 권한은 실로 아무것도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선 공약사항의 단골메뉴인 ‘소방청 신설 약속’은 이제 진부하다 못해 식상하다.

    소방은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난관리업무를 총괄하여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하면서 일찍이 출범했어야 할 범국가적인 재난관리업무를 담당할 신설청도 부처간의 주도권과 업무영역 다툼으로 지지부진하다가 이번 태풍 ‘매미’의 한반도 강타로 급부상해 조만간 출범할 모양이다. 제발 이제는 부처이기주의를 지양하고 진정 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조직의 ‘소방방재청’이 하루 빨리 신설됐으면 한다.

    그리해 신설되는 ‘소방방재청’은 이번과 같은 태풍 ‘매미’나 어떠한 재난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첫째, 어떤 형태의 재난이 발생될지를 예상하고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둘째, 재난이 발생하면 여러 가지의 다양한 대응조치를 강구해 동시에 그리고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셋째, 재난의 위기발생에 대한 사전 경보기능을 강화해 평상시 위기발생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마지막으로,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재난관리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하루빨리 보다 성숙한 국가재난관리의 시스템을 정비해 내난관리업무 전반을 재조정 운영하여 진정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소방방재청’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총력을 경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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