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소재, 재치있는 진행, 배우들의 활기 있는 연기 등 3박자를 갖춘 순수 창작 연극 ‘성인용 황금박쥐’가 지난 3일(금) 공연에 들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내달 30일(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되는‘성인용 황금박쥐’는 2003 서울 연극제 참가작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평가 받았다.

이번 작품은 사회와 가정과 이 시대가 만들어 놓은 남성사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외면당하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과 상황을 매우 독특하고 재치 있는 극적 어법과 설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결혼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가 없는 지하철 기관사 왕기는 자신이 불임이며 남성능력을 상실하고 있음을 깨닫고 괴로워한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비밀을 감추기 위해 명섭이라는 건달에게 돈을 주고 아내 숙민과 동침을 통해 아이를 낳게 하지만 자신의 아이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지하철 터널 속에서 황금박쥐를 만나게 되고 박쥐의 환상에 사로 잡히면서 스스로를 황금박쥐라고 믿기 시작한다.

아이가 성장 할수록 숙민에 대한 불신은 깊어만 가고 사회적 부적응은 더욱 깊어져 왕기는 박쥐가 되어 날고자 하는 욕망만 커져간다.

결국 왕기는 사회와 가정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고 끝내 13층 건물 창문에서 뛰어내리며 황금박쥐로서의 비행을 시작한다.

극중 주인공인 지하철 기관사 왕기는 획일화된 한국적 사회 가치관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고자 처절한 몸짓을 시도한다.

이번 연극은 굴절되고 왜곡된 획일화의 가치관에 희생되어진 한국적 소시민을 통해 무엇이 의미있는 삶이고 자유로워 진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해결점을 찾고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기간 10월3일(금)~11월30일(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4시30분/7시30분
문의 및 예매02-764-8760 또는 www.aga9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