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에 대해

    세상사는이야기 / 시민일보 / 2003-11-15 16: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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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노 대통령이 측근의 부패연루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재신임으로 국민을 압박하고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상황으로 빠뜨리는 것을 보고 대선때 지지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멋 모르고 본질을 모르고, 대선 운동에 앞장선 것이 염치없고 죄송스러워 할 말이 없다”

    이는 추미애 의원이 국민을 향해 사죄의 뜻으로 한 발언의 내용이다.

    추의원이 누군가. 지난 대선 당시 노후보 진영에서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을 맡아 활약한 인물이다.

    민주당이 분당되기 이전까지 일반 국민들은 그녀가 대통령 측근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열린 우리당 측은 그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지역 창당을 보류하면서까지 최대한 배려를 표했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멋모르고 한 자신의 행위가 죄송하다며 노대통령을 공격하는 선봉장이 됐다.

    아무리 ‘피아개념’이 희박한 정치권이라고 하지만 이는 아니다.

    대선기간 동안 펼친 그녀의 활약상(?)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데 이제 그녀는 손바닥 뒤집는 정도의 요식행위로 자신의 선택이 오류였다고 말하고 있다.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유권자 개개인도 그렇지만 특히 위치로 봤을 때 추의원의 선택은 몇 배 더 신중했어야 한다.

    추의원이 진정 대선 당시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견딜수 없다면 단순히 말로 하는 사과로 끝내선 안된다.

    마땅히 유권자의 선택을 호도시킨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 선언이라도 해야 옳지 않는가.

    그토록 중차대한 일조차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정도라면 일찌감치 정치를 때려치우고 또 다른 생업을 찾는 것이 공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부지불식간에 그 자신 역시 신물나는 구태정치를 반복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안타깝다.

    추의원의 발언이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것은 그녀의 모순된 논리가 국민에 의해 문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추의원은 자신의 반성을 운운하는 말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국민의 정치수준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너무나 많이 비약된 상태다.

    이번 노대통령 공세가 정치적 도약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었다면 추의원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게임을 한 셈이다.

    정치인에게 신뢰란 것이 어쩌면 먼지 쌓인 낡은 벽장식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남다른 정치진로를 꿈꾸고 있다면 남이 갖추지 못한 덕목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 긴 호흡을 하라는 말이다.

    같은 여성으로서 추의원이 제대로 가는 정치인이 됐으면 하는 바램에서 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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