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아의 복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3-11-18 18: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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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정치인은 처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민주당 복당을 노리는 정치인들 가운데 엄청난 곤경에 처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민석 전 의원이다.

    민주당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위원회의를 열어 김민석 전 의원 등 탈당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의결하려 했으나 반대론이 우세했다.

    영입한 좋은 분들이 많은데 당을 나간 사람들을 복당시키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강운태 의원은 “복당 신청자는 경선 불복자와 대선을 앞두고 당적을 옮긴 사람, 행정부에 가느라 부득이 당적을 이탈한 사람 세 부류인데, 행정부에 간 사람만 받아야 한다”며 선별 복당을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복당을 반대한다면 단일화를 위해 탈당한 사람들을 역적중의 역적이라고 주장하는 청와대나 신당의 얘기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일부 복당 찬성론을 편 사람도 있었으나 반대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정치인의 처세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통합21 출신 인사 및 정치신인 3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가출했다가 돌아온 아들의 심정으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복당 소감을 밝혔었다.

    지난 대선은 후보 단일화가 안되면 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고 실낱같던 단일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자신이 기꺼이 그 악역을 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이런 주장에 코웃음이다.
    지역구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그가 복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영등포을 지역구 출마 희망도 함께 내비쳤으나 지역구에서도 그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이 지역구에서는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굳힌 박금자 당무위원이 지역표밭을 부지런히 일구어 온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전의원을 지근 거리에서 도왔던 김종구 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마저 그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실제로 박금자 당무위원은 최근 당원 3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자기 이익을 좇아 마음대로 당을 떠나고 마음대로 들어온다면 누가 당을 지키고 헌신하겠느냐”며 그의 복당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바 있다.

    젊음과 패기, 열정은 사라지고 낡고 멍들고 찌든 모습으로 돌아오는 그를 지켜보노라면, 386세대 정치인의 선두주자로 각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화려한 모습이 연상돼 안타까움이 더할 뿐이다.

    사실 필자도 그를 그 누구보다도 아끼고 지원했던 터였다.

    그러나 모든 정치인에게 한가지 분명한 교훈을 남겼을 것이다.

    그 교훈은 바로 집나간 탕아의 복귀보다 어려운 것이 바로 권력을 좇는 철새 정치인의 정치권 복귀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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