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아메리카인, 사랑에 울고 웃다

    문화 / 시민일보 / 2003-11-22 16: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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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치 아메리칸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에서 풋풋한 매력을 선보인 케이트 허드슨,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한 나오미 와츠, 나이가 들수록 당당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글렌 클로스, 프랑스 간판배우 티에리 레르미트. 여기에 `전망 좋은 방’과 `하워즈 엔드’의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니 놓치기 아까운 영화라고 짐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프렌치 아메리칸(원제 Le Divorce)’은 미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간 자매의 사랑과 이혼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사벨은 둘째 아이를 임신한 언니 록산느를 돕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찾는데 형부는 새 애인과 정분이 나 언니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집을 나간다.

    가정과 자녀를 소중히 여기는 록산느는 이혼 요구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으나 남편의 결심은 확고하기만 하다.

    지루한 이혼소송 과정에서 재산 분할이 진행되면서 록산느가 미국에서 가져온 그림이 중세시대 유명화가의 진품으로 밝혀지자 프랑스 시댁과 미국 친정의 갈등이 높아진다.

    여기에 사태를 더욱 꼬이게 만든 것은 이사벨. 그는 형부의 삼촌인 에드가와 밀애를 즐겼다가 에르메스 명품 핸드백 때문에 양가 식구에게 들통이 난다.

    제임스 아이보리는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를 대비시키며 프랑스식 자유연애를 꼬집고 깎아 내리는데 구미 정서에 익숙지 않은 한국 관객으로서는 낯설게 느껴질뿐이다. 줄거리의 짜임새도 성기고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도 싱거워 케이트 허드슨의 싱그런 마스크와 나오미 와츠의 개성있는 얼굴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

    에펠탑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과 보기만 해도 탄성이 나올 만한 화려한 프랑스 요리 정도가 눈을 즐겁게 한다. 프랑스 원제는 `이혼’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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