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리’와 ‘추상궁’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3-12-02 16: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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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인기가수 이효리를 빗대어 `강효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강금실 법무장관과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하는 ‘한상궁’의 강직한 성품을 쏙 빼닮아 ‘추상궁’이라는 별명이 붙은 추미애 의원이 세간에 온갖 화젯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차기 유력 여성대권주자라는 위상에 걸맞게 네티즌 인기검색어 순위에서도 연일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강 장관과 추 의원의 팬클럽 ‘와글와글’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강 장관은 일거수 일투족이 ‘스타장관’답게 관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이 결정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김화중 장관이 높은 폐암 발생률을 제시하며 담뱃값 인상을 주장했다.

    이때 강 장관은 “그러면 서민들은 무슨 재미로 살아요. 돈있는 사람들은 500원 올라도 사겠지만 돈없는 서민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어요”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서민스트레스해소론’은 그다운 발상이다.

    그는 대담한 귀걸이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국무회의에 참석하는가하면 발언할때도 주변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세대 장관답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강 장관에게 있어서 ‘여성’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추 의원은 어떤가.

    추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앞장서서 지키는 소신을 보여줬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 분당 때는 “나를 키워준 민주당을 배신하지 않겠다”며 잔류를 선택했다. 당시 추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신당으로 가더라도 잘나가는 정치인이 될 수 있었는데도 계산하지 않고 원칙을 지켰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 때까지만 보면 추 의원은 영락없는 대장금의 ‘한상궁’이다.
    한상궁은 임금의 음식을 만드는 수라간의 유능한 요리사로 보기 드문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최근 행보는 실망이다. 실제로 그는 민주당 대표선출 과정에서 여성성을 강점으로 활용하기보다 오히려 지역성에 기대려는 유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래서 서프라이즈의 논객 김창환씨가 “득표력면에서 강 장관이 덧셈의 정치를 하고있다면 추 의원은 뺄셈의 행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강효리’와 ‘추상궁’에 팬클럽 이상으로 관심이 많다.

    기왕이면 이런 분들이 정치권에 많이 나와서 정치개혁의 새바람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비록 추 의원이 대표 경선과정에서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제부터라도 대장금의 ‘한상궁’처럼 원칙과 소신을 지켜가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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