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아니면 살아남기

    문화 / 시민일보 / 2003-12-15 19: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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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적 화면 명대사 전편의 매력 그대로 간직
    ‘무간도’의 매력은 등장 인물들 사이에 무겁게 내려 앉아 있는 ‘운명’의 무게에 있는 듯하다.

    경찰로 위장한 ‘조폭’과 조직에 잠입한 경찰의 운명은 동전 던지기에서 선택된 한 면만큼 의미가 없는 것. 영화는 작아만 보이는 이들의 운명을 80년대 후반 우리가 봤던 홍콩느와르 그대로 눅눅하고 비장감 있게 그려낸다.

    만약 ‘1편 보다 못한 속편’일까봐 걱정했던 ‘무간도’의 열혈팬이라면 2편에 대한 우려를 거둬들여도 될 것 같다. ‘혼돈의 시대’라는 부제를 달고 개봉하는 2편은 특유의 비장감과 머리를 떠나지 않을 명대사에서 감각적인 화면과 가슴을 울릴 만큼 매력적인 교차편집까지 전편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전편에서 숨진 두 주연배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대로인 편.
    유위강(류웨이장,劉偉强), 앨런 맥(麥兆輝)이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았으며 ‘디아이’의 팡 형제가 편집을 맡았다. 지난달 홍콩 개봉시에는 개봉일 하루동안 380만(약 6억원) 홍콩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의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2편이 다루고 있는 시기는 두 주인공이 각각 조직과 경찰에 잠입하기 전인 91년부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97년까지.

    1편에서 죽은 류더화(劉德華)의 카리스마나 량차오웨이(梁朝偉)의 젖은 눈빛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이를 넉넉하게 달래줄 정도로 살아있다.

    삼합회의 보스 ‘곤’이 암살당하고 평온했던 밤의 세계에는 혼란이 찾아온다. 곤의 젊은 아들 예영효(프랜시스 오, 吳鎭宇)가 보스 자리를 물려받지만 중간 조직의 보스들이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때론 협박하고 때론 회유하며 조직을 추스르는 예영효. 어느 정도 조직이 안정되자 그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 숙청작업을 시작한다. ‘곤’에게 충성을 다했던 한침(증지위)도 복수의 대상 중 한 명.

    한편, 한침의 부하 유건명(에디슨 챈, 陳冠希)은 그의 지시로 경찰 학교에 입학해 경찰 조직에 잠입하고 죽은 보스 ‘곤’의 또다른 아들이며 경찰이 되기를 꿈꾸던 진영인(여문락)은 예영효의 조직에 스파이로 들어간다.

    한명 한명 중간 보스들을 제거해나가는 예영효. 한침은 필리핀 친구의 도움으로 암살 위기를 모면하고 현지에 잠적한다. 하지만 곤을 암살한 사람이 황반장과 손을 잡은 메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법 행위를 한 황반장은 물론 메리까지 곤경에 처하게 된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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