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예술품 조명받는 책

    문화 / 시민일보 / 2003-12-24 16: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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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쇄술이 보급되기 전 책은 하나의 수공예품이자 예술품이었다. 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책’이어야했다.

    중세 유럽의 사본들은 ‘미서(美書)’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이러한 전통은 우리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책은 호화 미장본 보다는 백자나 청자의 그윽한 멋을 닮아 흑백의 단아함을 지닌 책들이 많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과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이정일) 공동주최로 25일부터 내년 2월1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2003 서울 북 아트-아트 북 아트’전은 조형적 수단으로서의 책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이다.

    전시에는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20여개국 300여작가의 아트 북 및 북 아트와 미술작품 500여종이 출품된다.

    한국의 미서로는 김홍도가 그린 ‘오륜행실도’ 4책 5권이 공개되며 일제 강점기부터 1950년대까지 김용준, 김환기, 정현웅, 이중섭, 한묵, 박고석, 최재덕 등이 장정에 참여한 근대도서들이 출품된다.

    또한 김억의 최초의 번역시집인 ‘오뇌의 무도’(1921)와 최초의 시집인 ‘해파리의 노래’(1923), 김소월의 ‘진달래꽃’(1926), 김동인의 ‘감자’(1935)등 희귀본들이 전시된다.

    해외 도서로는 일본 무사시노예술대학 협력으로 현대 디자인의 기초와 아트북의 본격적인 시작을 이룩했다고 평가되는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아트 북 70여종이 소개된다.

    엘 리시츠키(1890-1941)가 장정한 마야코프스키의 ‘소리를 위하여’를 위시한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 이탈리아 미래파, 독일 바우하우스, 네덜란드와 미국의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그밖에 1920년대 유럽에서 일었던 기계주의, 미래주의, 다다이스트들이 발행했던 도서와 기관지들, 일본의 혁신적인 미술운동이었던 마보그룹의 기관지 복간본 등20세기 초반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도서들이 전시된다. 한편 지난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 등장, 화제가 됐던 무하마드 알리의 회고집 ‘GOAT-Greatest Of All Time’도 출품된다.

    독일 타센출판사가 펴낸 이 책은 800쪽, 100㎝×50㎝크기에 무게가 34㎏으로, 사진만 1만장이 들어있다. 주문판매로 1만부 한정 생산되며 초판 1000부에는 알리의 자필 사인이 담겨 애서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문의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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