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사는길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01-17 18: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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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총선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민주당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될 당시 ‘1위’까지 올라갔던 정당지지율은 약 2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좀처럼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대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추미애·김영환·장성민 등 소장파들이 개혁을 주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의 모습은 어떠한가. 박상천·정균환·유용태 의원 등 구파들의 입김이 여전히 강하다.

    민주당 소장파들이 ‘호남중진 용퇴론’을 제기하며 당내에 한바탕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듯 보였으나 이들은 여전히 끄덕 없다.

    또 정치신인들이 ‘경선 방식이 불공정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지만 구파의원들의 출마의지는 변함이 없다.

    물론 단지 구파라는 이유만으로 구파 의원들 모두가 ‘물갈이’ 대상으로 낙인찍힌다면, 어찌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억울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소위 계파 정치와 막후 정치가 지배하는 민주당이라면 열린우리당과 분당할 때에 끝까지 남아 애정을 가지고 민주당을 지지해준 지지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정통성과 명분을 강조해온 정당 아닌가.

    명분과 정통성은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 흐름에 동의하는 세력들의 지지와 협력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지지 세력은 민주당의 대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비노(非盧) 반노(反盧)에 치중하느라 한나라당과 공조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 세력들의 기득권 지키기가 그 도를 넘고 있다.

    이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민주당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임을 다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민주당이 그 동안 보여 준 모습은 무척 실망스러웠다. 필자는 이런 실망이 결국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무척 염려스럽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은 곧 정치불신을 야기시켜 투표를 외면하는 이상한 현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민주당은 추미애·김영환·장성민 등 소장파들이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

    물론 박상천·정균환·유용태 의원 등은 불출마 선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만한 희생쯤은 각오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한 점 흠 없는 의정생활 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오세훈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한 마당이다.

    열린우리당도 설송웅 의원에 이어 가장 깨끗한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히던 이창복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는가.

    지금 정치권이 일대 혁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변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변하고 있다.

    그런데 정통성과 명분을 강조하는 민주당은 이게 뭔가.

    미안한 말이지만 이러고도 민주당이 살아남는다면 필자의 손에 장을 지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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