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언어구사 능력과 엄청난 암기력을 지닌 보르헤스의 강연 내용을 글로 옮긴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가 책으로 나왔다.
1976~68년, 보르헤스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여섯 차례의 특강을 한다. 당시 시력을 완전히 잃은 그는 원고 없이 강연을 진행했다.
그 후 녹음테이프로만 묻혀 있던 이 귀중한 자료가 시, 산문, 소설, 문학사, 번역, 문학의 철학적 측면 등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고대 그리스 문학에서 현대 영문학까지 그리고 성경에서 루바이야트에 이르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문학 작품과 작가들을 초대해 문학의 향연을 벌였다.
삼십대 후반에 당한 불의의 사고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점점 시력을 잃어갔던 보르헤스는 하버드대학에서 이 강연을 진행할 당시,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그의 강연을 녹음한 테이프들은 30년이 넘게 도서관 지하에 묻혀 있었고, 최근(2000년)에 와서야 하버드대학 출판부에 의해 빛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보르헤스의 문학, 취향 그리고 그 자신에 대한 입문서이다.
첫 강연 ‘시라는 수수께끼’는 시의 존재론적 위상을 다루고 있다.
보르헤스는 이장에서 시를 ‘즐긴다’라는 사실에 대한 강조로서, 시를 ‘마신다’라고 결론지으며, 맨 처음 시를 읽는 것이 진정한 것일 뿐 이후에는 그 감각과 인상이 반복된다고 믿는 착각일 뿐이라고 규정 짖는다.
둘째 강연 ‘은유’는 수세기에 걸쳐 시인들이 동일한 은유 유형들을 되풀이하여 사용해 왔던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 유형들은 12개의 ‘본질적인 유사 형태들’로 환원시킬 수 있고, 그 나머지들은 놀라게 하기 위해 설계됐을 뿐이므로 그 생명이 짧다고 보르헤스는 암시한다.
셋째 강연 ‘이야기 하기’는 서사시를 다룬다. 보르헤스는 서사시에 대한 현대 세계의 무관심을 논평하고, 소설의 죽음에 대해 숙고하며, 현대의 인간 조건이 소설의 이데올로기에 반영된 방식을 검토한다.
또한 소설을 쓰지 않은 주요 이유로 게으름에 호소하면서 반 소설가적이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넷째 강연 ‘시 번역’은 시 번역에 대한 전문적 고찰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탈리아의 경구 “번역은 반역이다(Ttraduttore, traditore)”에 진리의 핵심이 있음을 강조하며, 직역의 기원이 성경 번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다섯째 강연 ‘사고와 시’는 문학의 위상에 대해 이론적이라기보다는 수필가적인 태도로써 실증해 준다.
마법적이며 음악적인 진실이 이성의 안정된 허구들보다 더욱 강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보르헤스는 시의 의미는 맹목적 숭배물이며, 강력한 은유들은 의미를 강화하기 보다는 해석학적 틀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여섯째 강연 ‘한 시인의 신조’는 그가 인생 여정의 한가운데에서 작성한 고백적 텍스트이며 일종의 문학적 유서이다.
보르헤스는 자신이 본질적으로 독자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썼던 것보다 자신이 읽었던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르네상스刊, 박거용 옮김. 200면. 1만3000원.
/임병화기자 cult@siminnews.net
1976~68년, 보르헤스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여섯 차례의 특강을 한다. 당시 시력을 완전히 잃은 그는 원고 없이 강연을 진행했다.
그 후 녹음테이프로만 묻혀 있던 이 귀중한 자료가 시, 산문, 소설, 문학사, 번역, 문학의 철학적 측면 등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고대 그리스 문학에서 현대 영문학까지 그리고 성경에서 루바이야트에 이르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문학 작품과 작가들을 초대해 문학의 향연을 벌였다.
삼십대 후반에 당한 불의의 사고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점점 시력을 잃어갔던 보르헤스는 하버드대학에서 이 강연을 진행할 당시,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그의 강연을 녹음한 테이프들은 30년이 넘게 도서관 지하에 묻혀 있었고, 최근(2000년)에 와서야 하버드대학 출판부에 의해 빛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보르헤스의 문학, 취향 그리고 그 자신에 대한 입문서이다.
첫 강연 ‘시라는 수수께끼’는 시의 존재론적 위상을 다루고 있다.
보르헤스는 이장에서 시를 ‘즐긴다’라는 사실에 대한 강조로서, 시를 ‘마신다’라고 결론지으며, 맨 처음 시를 읽는 것이 진정한 것일 뿐 이후에는 그 감각과 인상이 반복된다고 믿는 착각일 뿐이라고 규정 짖는다.
둘째 강연 ‘은유’는 수세기에 걸쳐 시인들이 동일한 은유 유형들을 되풀이하여 사용해 왔던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 유형들은 12개의 ‘본질적인 유사 형태들’로 환원시킬 수 있고, 그 나머지들은 놀라게 하기 위해 설계됐을 뿐이므로 그 생명이 짧다고 보르헤스는 암시한다.
셋째 강연 ‘이야기 하기’는 서사시를 다룬다. 보르헤스는 서사시에 대한 현대 세계의 무관심을 논평하고, 소설의 죽음에 대해 숙고하며, 현대의 인간 조건이 소설의 이데올로기에 반영된 방식을 검토한다.
또한 소설을 쓰지 않은 주요 이유로 게으름에 호소하면서 반 소설가적이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넷째 강연 ‘시 번역’은 시 번역에 대한 전문적 고찰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탈리아의 경구 “번역은 반역이다(Ttraduttore, traditore)”에 진리의 핵심이 있음을 강조하며, 직역의 기원이 성경 번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다섯째 강연 ‘사고와 시’는 문학의 위상에 대해 이론적이라기보다는 수필가적인 태도로써 실증해 준다.
마법적이며 음악적인 진실이 이성의 안정된 허구들보다 더욱 강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보르헤스는 시의 의미는 맹목적 숭배물이며, 강력한 은유들은 의미를 강화하기 보다는 해석학적 틀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여섯째 강연 ‘한 시인의 신조’는 그가 인생 여정의 한가운데에서 작성한 고백적 텍스트이며 일종의 문학적 유서이다.
보르헤스는 자신이 본질적으로 독자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썼던 것보다 자신이 읽었던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르네상스刊, 박거용 옮김. 200면. 1만3000원.
/임병화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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