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들의 미술 세계

    문화 / 시민일보 / 2004-01-26 18: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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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미술로의 초대’展
    유럽인들이 호주에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그때까지 대륙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은 종교적, 의식(儀式)적 필요에 의해 그림을 그렸다.

    성인식을 치른 부족원들 중 지도급에 속하는 인물이 부족에 의해 선택되어 전통적인 미술교육을 받았다.

    색색가지 흙에 동물의 피와 기름, 꿀등을 섞은 천연물감을 사용해 나뭇가지로 바위나 동굴에 그린 그림들은 의식이 끝나면 방치되거나 그 위에 다른 그림을 그렸다.

    백인사회와 접촉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원주민 미술이 나타난다.

    1980년대 이후 원주민 미술은 호주 사회에서 가장 강렬하고 매혹적인 미술형태로 환영을 받아왔다.

    호주대사관과 포스코미술관이 주최하고 샘터화랑이 협찬하는 ‘우리나라, 우리 미술-현대 호주 원주민 미술로의 초대’전이 30일부터 2월20일까지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원주민 주거지인 유토피아, 킨토르, 라자만누, 킴벌리, 앨리스 스프링스, 테난트 크릭, 티위 지역 원주민 마을의 현대 원주민 미술들을 소개한다.

    12명의 작가가 출품한 45점의 그림들은 모두 캔버스위에 그려진 것으로 일부는 전통적인 천연염료를 사용했으나 대부분은 아크릴릭을 썼다.

    이들 중 미니 풀러, 도로시 나팡나디, 로나 펜서 나풀룰러, 미농에떼 자민, 테이트 콕스, 닥터 조지 자펄자리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올해 93세의 미니 풀러는 1999년말 그림을 그리기 시작, 호주 전국에 걸쳐 전시를 해왔고 이미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언니 에밀리 응와리도 92년까지 작품을 발표했다.

    도로시 나팡나디는 현대 호주미술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미국과 유럽에서 전시에 참여했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미나 미나의 소금’이라는 주제는 미나 미나라는 신성한 장소에 펼쳐진 소금 덩어리의 모습과 이곳을 지나고 춤추는 여자들의 모습을 묘사한 것.

    닥터 조지 자펄자리는 원주민 전통 치료사였으며 최근 실명했다.

    원주민 작가들의 작품은 미니멀리즘적 요소를 강하게 띠고 있으며 미묘한 변화를 주어 조용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원주민 미술에서 가장 많이 표현된 것은 ‘드리밍(Dreaming).’ 단순한 꿈이 아니라 초인간적 형태를 가진 토템적 조상들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조신화를 의미한다.

    그들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눈이 어질어질해지는 느낌을 받는데 이는 영성(靈性)을 표현한 것이다.

    조상의 영적인 힘이 그림안에 보여야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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