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지하철기관사 첫 산재

    칼럼 / 시민일보 / 2004-02-09 2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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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사고등 급증따라 공포심 호소자 늘어
    `자살 공포’ 등으로 인해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한 지하철 기관사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국내 최초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이는 기관사의 공황장애를 국가가 직업병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로,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기관사들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 정밀 진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지하철 자살 급증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기관사가 늘어나면서 근로복지공단의 이번 산재 승인을 계기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기관사들이 집단적으로 산재신청을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서울시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 기관사 A(33)씨가 공황장해를 이유로 제출한 산업재해 신청이 최근 받아들여졌다.

    A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지하철 6호선 운전 중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고 구토증세를 느끼며 열차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껴 병원 진료를 받은 결과, 공황장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란 실제적인 위험대상이 없는데도 공포감을 느끼는 정신적인 발작증세로, 최근 지하철 자살 등 사상사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기관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의료기관으로부터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6명의 또 다른 기관사들을 확인했으며, 이들에 대해서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낼 예정이다.

    노조는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두 기관사에 대해서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었던 점을 들어 공황장애로 인한 사망으로 보고 산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노동안전보건 연구소 및 인제대학교가 조사, 작성한 `도시철도노동자들의 건상실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45.2%가 만성피로, 두통, 우울, 불안, 의욕상실 등 정신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48.2%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공사 노조 관계자는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전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기관사들의 정신건강상태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숙 기자db625@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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