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 일반 관객들을 공연의 홍보, 나아가 제작 과정에까지 참여시키는 사례가 잇따라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애호가들이 특정 작품이나 장르 등을 후원, 지지하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지만, 최근에는 공연기획사들이 이들을 ‘서포터스’로 영입,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는 것.

23일 공연계에 따르면 호암아트홀을 위탁 운영중인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대표 정재옥)는 올 초 공연 홍보 서포터스인 ‘크레디안’(CREDIAN)을 모집, 지난달 15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의 신년음악회’가 끝난 후 첫 모임을 가졌다.

크레디아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공연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구성한 ‘크레디안’은 오로지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인 일종의 자원 봉사자 그룹.

올해 크레디아가 기획한 클래식 공연들을 종류별로 맡아 ‘입소문 퍼뜨리기’ ‘인터넷에 홍보 게시물 올리기’ ‘인쇄물 배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발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게 된다.

자원봉사인 만큼 보수는 전혀 없다. 단지 이들이 홍보한 공연의 초대권 2장을 주는 것 뿐. 그 외엔 연주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공연 포스터·전단에 ‘크레디안 김 아무개’ 등으로 이름을 실어주는 정도다.

하지만 보수에 상관없이 그저 공연이 좋아서 참여하는 마니아들이기 때문에 활동은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연령대는 물론, 직업도 학생에서부터 일반 회사원, 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크레디아 홍보팀 관계자는 “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이들 대부분이 특정 연주인이나 공연의 열혈팬들이기 때문에 보도자료 작성 등 일하는데도 도움을 많이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크레디아는 앞으로 ‘크레디안’의 규모와 구성 등을 계속 늘려가면서 하나의 커뮤니티로 엮어 보다 조직적, 효과적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오는 5월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내한공연을 기획한 서울예술기획(대표 박희정)도 이번 공연을 적극적으로 후원할 일반인 그룹(20여명)을 오는 29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원정대’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될 이들은 홍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직접 아이디어 회의를 비롯한 사전 제작활동, 마케팅, 공연 진행 등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일정액의 보수와 함께 활동 기간에는 명함, 이후 경력 인증서까지 제공한다는계획.

자원봉사 성격의 ‘크레디안’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공연에 관심있는 순수 일반 관객들을 참여시킨다는 취지는 비슷하다.

서울예술기획은 “‘원정대’ 구성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성과가 좋을 경우 앞으로 다른 대규모 공연 기획시에도 이들을 적극 활용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