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남아프리카 출신의 작가 존 맥스웰 쿳시(64)의 장편소설 ‘철의 시대’(들녘 刊)가 번역돼 나왔다.
이 소설이 집필된 시기는 남아프리카 백인정권이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1986~89년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다 퇴직한 백인여자 엘리자베스 커런의 내면에 비친 남아프리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문제를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 커런이 불치의 암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는데서 시작한다.
이 무렵 흑인거주지역에서 소요가 계속되고 어린 흑인 소년들은 학교를 나와 투쟁한다.
커런의 가정부 플로렌스는 소란을 피해 아들과 그의 친구를 커런의 집으로 데려온다.
커런은 천진성을 잃어버린 어린 소년들을 보며 지배 이데올로기와 저항 이데올로기로 이분되어버린 당대를 ‘철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커런은 싸움이 계속되는 공안 흑인거주지역에 갔다가 차디찬 주검으로 변한 가정부의 아들 베키를 발견한다.
이어 그녀의 집에 숨어들었던 베키의 친구도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평생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했지만 정권에 의해 운영되는 교육제도하에서 학생들에게 서구의 고전문학을 가르쳤던 백인여자가 맞닥뜨린 시련과 내적 고뇌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는 암에 걸렸다. 평생 참아왔던 수치심이 누적되어 암에 걸렸다. 암이란 그렇게 생기는 거다.
자기혐오감 때문에 몸이 악의를 띠고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것이 암이라는 거야.”(189쪽)
작가는 커런의 입을 통해 “암에 걸린 백인 여성의 몸은 인종차별정책으로 병들어 있는 남아프리카 백인정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작가는 단테가 자신이 살던 이탈리아를 ‘분노의 폭풍 속에 떠 있는 선장없는 배’에 비유한 것처럼 고전문학 교수였던 커런의 입을 통해 남아프리카를 ‘가라앉는 배’에 비유하고 있다.
이번 작품 외에 쿳시의 또다른 소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책세상 刊), ‘야만인을 기다리며’(들녘 刊), ‘추락’(동아일보사 刊), ‘포(Foe)’(책세상 刊)가 국내에 번역·출간돼 있다.
왕은철 옮김. 272쪽. 1만원.
이 소설이 집필된 시기는 남아프리카 백인정권이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1986~89년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다 퇴직한 백인여자 엘리자베스 커런의 내면에 비친 남아프리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문제를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 커런이 불치의 암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는데서 시작한다.
이 무렵 흑인거주지역에서 소요가 계속되고 어린 흑인 소년들은 학교를 나와 투쟁한다.
커런의 가정부 플로렌스는 소란을 피해 아들과 그의 친구를 커런의 집으로 데려온다.
커런은 천진성을 잃어버린 어린 소년들을 보며 지배 이데올로기와 저항 이데올로기로 이분되어버린 당대를 ‘철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커런은 싸움이 계속되는 공안 흑인거주지역에 갔다가 차디찬 주검으로 변한 가정부의 아들 베키를 발견한다.
이어 그녀의 집에 숨어들었던 베키의 친구도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평생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했지만 정권에 의해 운영되는 교육제도하에서 학생들에게 서구의 고전문학을 가르쳤던 백인여자가 맞닥뜨린 시련과 내적 고뇌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는 암에 걸렸다. 평생 참아왔던 수치심이 누적되어 암에 걸렸다. 암이란 그렇게 생기는 거다.
자기혐오감 때문에 몸이 악의를 띠고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것이 암이라는 거야.”(189쪽)
작가는 커런의 입을 통해 “암에 걸린 백인 여성의 몸은 인종차별정책으로 병들어 있는 남아프리카 백인정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작가는 단테가 자신이 살던 이탈리아를 ‘분노의 폭풍 속에 떠 있는 선장없는 배’에 비유한 것처럼 고전문학 교수였던 커런의 입을 통해 남아프리카를 ‘가라앉는 배’에 비유하고 있다.
이번 작품 외에 쿳시의 또다른 소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책세상 刊), ‘야만인을 기다리며’(들녘 刊), ‘추락’(동아일보사 刊), ‘포(Foe)’(책세상 刊)가 국내에 번역·출간돼 있다.
왕은철 옮김. 272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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