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이브 머리는 아담으로 산 사람

    문화 / 시민일보 / 2004-03-08 18: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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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신간 - ■색다른 남자 이문기 지음
    육체란 사회적 성(Gender)이 부여하는 의미의 굴레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무엇일까? 아니면 마음의 집일 뿐일까? ‘색다른 남자’(도서출판 찬섬 刊)는 몸은 이브였고 머리는 아담이었으나, 그것들을 초월해 삶은 아담으로 살아온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이후 ‘나’)는 5세 때 자기의 성적 정체성을 남자로 완벽하게 인식했고 그 이후부터는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그렇게 인정받는다.

    학교 친구들을 포함한 가족 외부의 사람들은 나를 남자보다 더 남자다운 ‘더 남자’로 인정해준다. 그러나 가족들은 나 자신을 ‘남자’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나의 갈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타인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로 남녀 동급생들 사이에서 ‘짱’을 독차지한다.

    나는 중학교시절 성전환 수술을 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미국인 텍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무산된다.

    10대 후반 나는 배우의 길을 가기 위해 충무로로 뛰어 든다. 영화 배우 섭외를 이틀 앞둔 날, 학창시절 ‘절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명한 나의 주먹 실력을 알고 나를 두목으로 모시겠다는 ‘애들’을 만나 조직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아무도 나를 여자라고 상상하는 조직원들은 없다.

    한 유명한 유흥업소 MP 급습사건으로 투옥될 위기에 몰린 나는 위기에 몰린 조직 부하들을 위해 자진 투옥된다.

    나는 사회의 엄연한 행정적인 잣대로 여사(여자재소자 구치소)에 감금된다. 교도소를 나오는 날 나를 모시러 오는 조직애들을 따돌리고 나는 미모의 여인과 함께 사라진다.

    하지만 신군부는 사회정화차원의 미명 하에 조직들의 머리들을 하나 둘씩 베어내며 삼청교육대로 몰아간다. 이때 신군부의 희생양이 된 나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러면서 만나는 여자들은 나를 도와준다. 전국지명수배의 거미줄을 피하다 못해 나는 여러 번의 자진 투옥을 감행한다, 마지막으로 교도소를 나온 뒤 나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출소자를 위한 상담소인 ‘별들의 집’의 설립한다.

    무엇보다 그의 이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그가 출소자를 위한 상담소 ‘별들의 집’ 책임자로서 사회사업을 했다는 사실일 게다. 그러나 그는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뛰어넘고, 과거의 자신을 끊임없이 지우며 성전환 수술을 해 육체적 남자에 도달했고 결혼까지 했다.

    그는 또다시 본격 소설가로서 자신의 생의 역할을 준비중이다. 영화배우가 꿈이었던 그가 성을 초월하며 어떤 삶의 다양한 이력을 보여줬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이 책 ‘색다른 남자’에서 독자의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이문기 지음. 도서출판 찬섬 刊.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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