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1970년대 경상도의 한 산동네. 깡도 좋고 싸움도 잘하며 의리도 넘치는 ‘국민학교’ 3학년생 여민(김석)은 인생의 첫번째 아홉수를 똘똘하게 넘기고 있다.
얼음공장에서 일하는 아빠(지대한), 잉크공장에서 일하다가 한쪽 눈을 실명한 엄마(정선경), 그리고 조금 느린 게 흠인 동생 여운이, 이렇게 세 식구와 함께 살아가는 여민이는 학교가 끝난 후에도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쁘다. 사고 싶은 물건은 ‘색안경’. 10원씩 모아 1300원이 되면 엄마는 안경으로 하얗게 ‘애꾸’가 된 눈을 가릴 수 있다.
바람 잘 날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특별한 일도 없던 여민이의 동네에 어느날 여자애 한 명이 전학을 온다.
서울에서 온 이 천사같은 아이의 이름은 장우림(이세영).
어찌보면 뻔한 아홉 살 아이들의 인생 이야기 ‘아홉살 인생’이 새삼 재미있는 이유는 영화가 요즈음 세상에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무언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70년대 산동네에는 동생을 위해 빵을 챙겨주는 누나가 있고,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으며 뻥튀기를 나눠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있으며, 친구의 슬픔에 함께 울어주는 아이들이 있다. 열 살이 채 안 된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영화의 주된 에피소드는 어른들이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그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보는 이에 따라 아이들의 ‘어른스러움’이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렇다고 이 꼬마들의 모습이 결코 얄밉게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다듬어져 친근감을 갖게 하는 캐릭터 덕인 것 같다.
영화는 여민이의 연애담이면서 세상사를 겪어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눈높이에 위치한 카메라는 여민이 바라보는 세상을 넉넉한 여백과 함께 보여주며 관객들을 영화 속에 끼어들게 한다.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 말고도 영화를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역 배우들의 열연이다.
만약 영화를 보는 내내 부대끼다가 자막이 올라갈 때쯤 결국 흐뭇한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면 이는 분명 아이들의 눈물연기 덕분이다. 26일 개봉. 상영시간 105분. 전체관람가.
얼음공장에서 일하는 아빠(지대한), 잉크공장에서 일하다가 한쪽 눈을 실명한 엄마(정선경), 그리고 조금 느린 게 흠인 동생 여운이, 이렇게 세 식구와 함께 살아가는 여민이는 학교가 끝난 후에도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쁘다. 사고 싶은 물건은 ‘색안경’. 10원씩 모아 1300원이 되면 엄마는 안경으로 하얗게 ‘애꾸’가 된 눈을 가릴 수 있다.
바람 잘 날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특별한 일도 없던 여민이의 동네에 어느날 여자애 한 명이 전학을 온다.
서울에서 온 이 천사같은 아이의 이름은 장우림(이세영).
어찌보면 뻔한 아홉 살 아이들의 인생 이야기 ‘아홉살 인생’이 새삼 재미있는 이유는 영화가 요즈음 세상에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무언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70년대 산동네에는 동생을 위해 빵을 챙겨주는 누나가 있고,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으며 뻥튀기를 나눠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있으며, 친구의 슬픔에 함께 울어주는 아이들이 있다. 열 살이 채 안 된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영화의 주된 에피소드는 어른들이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그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보는 이에 따라 아이들의 ‘어른스러움’이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렇다고 이 꼬마들의 모습이 결코 얄밉게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다듬어져 친근감을 갖게 하는 캐릭터 덕인 것 같다.
영화는 여민이의 연애담이면서 세상사를 겪어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눈높이에 위치한 카메라는 여민이 바라보는 세상을 넉넉한 여백과 함께 보여주며 관객들을 영화 속에 끼어들게 한다.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 말고도 영화를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역 배우들의 열연이다.
만약 영화를 보는 내내 부대끼다가 자막이 올라갈 때쯤 결국 흐뭇한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면 이는 분명 아이들의 눈물연기 덕분이다. 26일 개봉. 상영시간 105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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