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병기’ 특수요원을 잡아라

    문화 / 시민일보 / 2004-03-16 19: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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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영화 - 헌티드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헌티드’(The Hunted)는 피해망상에 휩싸인 전직 특수부대 요원과 그를 잡으려고 나선 전직 교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영화.

    영화가 다른 액션영화와 차별화를 둔 점은 성서의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얘기로 시작하는 도입부처럼 전직 교관과 그가 훈련시킨 ‘살인 병기’ 사이의 이야기를 부자관계에 대입한 것.

    여기에 아버지 격으로 출연하는 배우가 ‘도망자’나 ‘JFK’의 연기파 토미 리 존스고 재물이 되는 아들이 ‘바스키아’, ‘트래픽’ 등으로 한참 주목받고 있는 신예 베네치오 델 토로라는 점까지 생각해 보면 꽤나 매력적인 영화 한 편을 기대할 만도 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영화는 킬링타임용 이상의 독특함은 보여 주지 못한다. 각 인물의 배경이나 두 사람 사이의 끈끈함을 생략한 채 줄거리는 쫓고 쫓기는 액션만을 늘어놓는다.

    총이나 폭탄 같은 화려한 무기 대신 야생에서 구할 수 있을 돌이나 쇠 혹은 칼이 등장할 뿐. 캐릭터에 몰입을 못하게 되는 관객들은 그저 ‘다시 시작’(Restart) 버튼만 누르면 되고 손에 땀을 쥘 필요 없는 컴퓨터 게임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전쟁이라기보다 도살장에 가까웠던 99년 코소보. 특수부대 요원 애론 할램(베네치오 델 토로)은 완벽에 가깝게 임무를 완수하고 귀국해 훈장까지 받게 된다.

    그로부터 4년 후, 미국 오리건주의 한 삼림지역에서 사냥꾼들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 방법으로 봐서는 일반인의 실력이 아닌 듯. 게다가 몇몇 유사범죄도 꼬리를 문다.

    살인범을 잡으려던 몇번의 시도가 실패하자 정부는 전직 특수부대 교관으로 지금은 야생동물 보호기금에서 일하고 있는 본햄(토미 리 존스)에게 사건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현장으로 파견돼 조사를 시작하는 본햄은 숲속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할램과 마주친다. 전쟁 이후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으로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된 그는 ‘살인병기’로 변한 상태. 이때부터 사제간인 본햄과 할램 사이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상영시간 94분. 1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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