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앵글을 타고

    문화 / 시민일보 / 2004-04-06 19: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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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영화 - 연애사진
    일본의 하이틴 스타들이 출연한 예쁜 로맨스 영화 한 편이 연인 관객을 찾는다.

    오는 9일 개봉할 `연애사진’의 주인공은 `철도원’과 `비밀’의 히로스에 료코와 `고하토’와 `달려라 이치로’의 마쓰다 류헤이. 둘은 사진 때문에 사랑하고 이별했다가 사진 때문에 그리워하고 다시 찾는다.

    어느날 아마추어 사진작가 마코토의 우편함에 3년 전 헤어진 연인 시즈루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안에는 뉴욕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전시회 초대장이 들어 있다. “꼭 와줄 거지?”

    시간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캠퍼스에서 셔터를 누르고 있던 마코토에게 신비한 미소를 머금은 시즈루가 다가온다.

    “사진 한 장 찍어주지 않을래?” 마코토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파인더에 눈을 갖다대자 시즈루는 친구의 가슴을 아프게 한 바람둥이 사내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뒤 마코토의 손을 잡고 냅다 도망친다. “잘 찍었지?”

    시즈루는 마코토에게 사진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둘은 가까워져 한 집에 살게 된다. 두 사람은 사진 공모전에 응모하는데 취미로 사진을 찍던 시즈루는 신인 장려상을 받은 반면 시즈루의 스승이자 프로 사진가를 꿈꾸는 마코토는 낙방한다. 자존심이 상한 마코토는 시즈루에게 짜증을 내고 시즈루는 떠나간다.

    세월은 다시 흘러 시즈루의 편지와 사진을 쓰레기통에 처넣은 마코토는 동창회에 갔다가 시즈루가 뉴욕에서 1년 전에 숨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시즈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마코토는 뉴욕으로 향한다.

    무대가 뉴욕으로 옮겨간 뒤 영화는 멜로물에서 추리물로 바뀐다. 사랑의 매개물이었던 카메라는 시즈루의 흔적을 찾는 유력한 단서가 된다. 시즈루의 비밀을 마코토보다 관객이 먼저 눈치챌 만큼 엉성하고 생뚱같은 구석이 많지만 그런대로 흥미를 자아낸다.

    쓰쓰미 유키히코는 뮤직 비디오 연출자 출신으로 젊은이 취향의 TV 드라마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감독.

    사진이라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기발한 에피소드와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냈다.

    앳된 소녀 같던 히로스에 료코는 피천득 수필 `인연’의 아사코처럼 어느새 성숙한 여인의 자태를 드러내며, 반항아적 카리스마로 일본 소녀 팬을 사로잡아온 마쓰다 류헤이의 얼굴에도 고뇌와 우수가 담겼다.

    주인공 이상으로 명연기를 펼친 또 하나의 배우는 도쿄와 뉴욕의 풍부한 표정을 포착한 사진. 대부분 쓰쓰미 감독의 실력이지만 두 배우가 극중에서 연기하며 찍은 실제 사진도 포함됐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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