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의 패배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04-18 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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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이번 4.15 총선결과는 역시 프로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보면 ‘탄핵 후폭풍’으로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그야말로 ‘땅 집고 헤엄치기’나 다를 바 없는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서울에서 많은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패하고 말았다.

    물론 맹형규 의원이나 진영 박성범 고진화 위원장 등 쟁쟁한 인물들과 맞붙은 지역구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못한 지역구에서조차 열린우리당 후보가 패했다는 것은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그런데 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추미애 의원을 무너뜨린 김형주 당선자의 선거 사무실과 비교해 보면 그 이유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당선자의 선거 사무실은 우선 분위기가 살아 있었다. 조직도 짜임새가 있어서 효율이 극대화 되고 있었다.

    ‘탄핵’과 ‘차떼기’를 강조하는 전략도 주효했다.

    이번에는 한나라당 후보에 패한 선거 사무실을 가보자.

    여기가 혹시 자민련 후보의 사무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패기가 없다.

    뒷짐 지고 있는 웃어른들이 너무나 많다.

    여기엔 선거 전략도 없다. 상대 후보와 맞서 ‘탄핵세력’이니 ‘차떼기’니 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게다가 조직도 짜임새가 없어 모든 게 즉흥적으로 이뤄진다. 게다가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선거마케팅이 이뤄져야 하는 데 이것은 완전히 80년대식 선거를 하고 있으니 제대로 될 까닭이 없다.

    우선 지방의원 출신들의 선거 사무실이 대부분 이런 형태로 이뤄져 있었다.

    지방의원 선거 당시에 써 먹던 아마추어 수법을 써먹고도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바랐다면 그야말로 오산이다.

    국회 의정활동도 선거만큼이나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아마추어 사고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전개한다면 결코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의정활동을 한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물갈이’감이다.

    16대 국회는 불행하게도 아마추어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하는 일마다 서투르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졌으니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

    이번에 당선된 17대 국회의원들은 여야 모두 프로정신으로 무장, 활발한 의정활동을 전개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 모든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위원회를 찾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되, 지불되는 혈세 이상으로 몫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국회의정활동에 필요한 조력자인 보좌관이나 비서관을 친인척으로 채워 놓는다면 결코 프로가 될 수 없다.

    17대 국회의원들은 선거과정에서 프로정신을 보여 주었듯이 의정활동에도 철저하게 프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유권자들에게 전하는 백마디 감사의 말보다 더 효율적인 포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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