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직인사 “무난했다”

    칼럼 / 시민일보 / 2004-05-27 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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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대통령 사시 동기 전면 배치 눈에 띄어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고검장급으로 승진
    27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승진 및 전보 인사는 그간 예고된 `깜짝놀랄만한’ 내용을 담고 있기 보다는 검찰 관행을 중시한 `무난한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중수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요직은 검찰 안팎의 예측을 크게 비켜가지 않았으며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도 예상대로 고검장급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결론내려졌다.

    특히 안 중수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전보 여부는 검찰사정 작업의 연속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지만 안 검사장은 수사 실권은 없지만 명목상 승진하는 자리인 부산고검장으로 영전하는 절충수가 택해졌다.

    강금실 법무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은 그간 검찰인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것을 의식이라도 한듯 이번 인사에선 3차례의 회동과 수차례에 걸친 전화접촉을 통해 인사안을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선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인 17회의 전면 배치가 두드러진다.

    안 중수부장 외에도 이종백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의 꽃’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안착했으며, 정상명 법무차관이 대구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서도 17회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강 장관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훈규 서울남부지검장이 대검 형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송 총장과 어떻게 업무를 조율해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는 또 사시 19~21회의 검사장 문턱을 갓 넘어선 인사들을 기획부서에 배치한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대검 기획부장에 검사장으로 갓 승진한 문성우(21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앉힌 것을 비롯,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에 김회선(20회) 서울서부지검장을,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채진(19회) 춘천지검장을, 법무부 법무실장에 안영욱(19회) 울산지검장을 배치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기존 검사장급 간부들은 전문성·형평성 등을 고려해 재배치하는 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졌다”며 “동일 고검 관내에서는 서열 역전이 없도록 하되 기획부서는 참신한 후배기수를 발탁해 조직의 경직성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반면 사시 15∼16회의 `원로급’ 가운데 고검장급으로 승진하지 못한 황선태·채수철·박종렬·윤종남 검사장의 재경지검장 배치가 눈에 띈다.

    이에 대해 법무부측은 “재경지청들이 올 상반기에 지검으로 승격된 만큼 서울중앙지검에서 독립한 기관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경륜있는 검사장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간 관례대로라면 검사장 승진 1순위였던 서울중앙지검 박 만·신상규(21회) 1~3차장이 검사장 승진이 누락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박 만 차장이 지난해 입국한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의 사법처리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진보성향의 강 장관이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6명의 신규 검사장급 가운데 사시 21회 출신 4명이 승진했는데 능력과 함께 출신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다”며 “서울중앙지검 1·2·3차장 3명을 모두 승진시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검사장 인사가 발표된 이후 1∼2명의 검사장이 사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만큼 박 만 차장과 신상규 차장이 ‘구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승철기자 lsc@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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